제주도 '레인 아일란드'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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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레인 아일란드' 만들라
  • 한무영
  • 승인 2009.05.27 0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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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박사의 빗물 이야기..지하수 쓰는 만큼 함양시켜 줘야.①

 

빗물박사인 한무영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 공학부 교수가 제주도에 대해 ‘레인 시티’또는 '레인 아일란드'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지하수를 무한정 뽑아 쓸 수는 없기 때문에 쓴 만큼 빗물을 땅속으로 보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인천을 비롯 수원 파주 등 전국 각 지자체에 레인 시티 바람이 불고, 바다나 호수의 물을 끌어다 정수처리하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함은 물론 지역주민의 물부족 문제 모두를 해결할 수 있다는 빗물박사의 여러 가지 글을 한무영 교수의 허락으로 게재한다. 후손들이 물 때문에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지금부터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편집자 주)


빗물박사 한무영 교수의 빗물이야기.....①

우리나라의 가뭄대책의 주요메뉴중의 하나로 관정을 파는 것으로 엄청난 예산을 써왔고 또 아무 거리낌없이 쓸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 것이 과연 근본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할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지하수는 화수분인가?

점점 줄어드는 통장의 잔고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는 사람의 예금통장의 잔고는 점점 줄어든다. 줄어든 잔고 때문에 앞으로 자신이나 가족이 꼭 필요한 일을 못 하게 되거나, 비상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 하는 불상사를 겪을 수가 있다. 통장의 잔고를 현상유지하든지 줄어드는 속도를 천천히 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첫 번째는 안 쓰는 것이고, 두 번째는 쓰는 만큼 벌어서 채워 넣는 것이다.

점점 줄어드는 지하수위

최근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하수위가 전국적으로 2m 가량 낮아졌다. 굳이 수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전국적으로 하천에 물이 줄어들고, 샘이 마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농촌에서는 우물에 물이 말라 더 깊이 우물을 파야만 한다. 너도 나도 경쟁적으로 깊이 파고 많이 쓰려고 한다. 우리세대에서도 10m를 파야 물이 나온다면 다음세대에서는 20m를 파고 그 후손들은 점점 더 깊이 파야만 한다.

해안지방에서는 깊이 파도 별수 없다. 짠물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에서는 그런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다음 세대에도 지속가능하게 버티려면 지하수의 관리에 무슨 대책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민이나 지역간에 분쟁을 일으키고, 세대간에 분쟁을 일으킬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험악해진 지하수의 문제점의 원인과 대책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지하수는 화수분인가?

'화수분'이란 아무리 꺼내 써도 재물이 계속 나오는 요술 항아리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정책결정자나 시민들은 모두 우리나라의 지하수는 화수분이라고 생각하는 게 이 문제의 원인이다. 지금까지는 정부에서는 단지 지하수 수질이나 수위가 떨어지는 것만 측정할 뿐, 그것의 심각성을 깨닫기는커녕 지하수 보충을 위한 사업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즉, 빼먹을 생각만하고 집어넣을 생각은 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예금잔고가 서서히 바닥나는 것을 보면서 집어넣을 생각은 안 하고 계속 빼먹기만 하는 어리석은 가장을 보는 것과 같이 안타깝다.


외국의 지하수에 대한 생각은?


외국에서 생각하는 지하수는 그림과 같이 아주 간단하다. 지하수란 후손도 써야 하는 것이므로 그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연파괴의 범주에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는 것도 포함시켜, 이러한 자연파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과 같은 나라에서는 건물의 기초를 만들 때 잠수공법을 사용하여 주변의 지하수위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노력을 할 정도이다.


쓰는 만큼 집어넣는 정책을


지하수의 수위는 예금통장의 잔고와 같다. 버는 것보다 많이 쓰면 통장의 잔고는 줄어들고, 버는 것보다 적게 쓰면 통장의 잔고는 늘어난다. 따라서 어떤 통장의 잔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잘 유지하여야 한다. 어떤 나라에서는 지하수위를 보충하기 위해서 궁여지책으로 하수처리수나 하천수를 강제로 지하에 집어넣고 있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에는 매년 400억톤(t)의 깨끗한 빗물을 그냥 바다로 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수치상으로만 보더라도 버려지는 물의 2%만 지하수에 보충한다면 현재 모자라다고 하는 물의 양을 보충할 수 있다.

지하수위를 유지하려면

지하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은 비교적 쉽다. 그것은 땅에 있는 흙과 흙 사이의 빈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수만년 전부터 만들어져 있던 빗물저장조라고 볼 수 있다. 자연이 무료로 만들어준 거대한 규모의 그릇인 것이다. 이 그릇만 충분히 활용하면 된다.

(1) 쓰는 만큼 집어넣자

건물이나 도시에서 지하수를 사용하면 그 양만큼 다시 집어넣자. 새로 개발하는 단지나 도로에서는 지하에 침투시키자. 지역단위로 지하수위를 계속하여 감시하여 내려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혹시 지하수 침투시설을 못 만든다면, 그 시설을 다른 사람이 만들 수 있도록 비용을 내는 것이다.

기술과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그것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그 지형조건에 맞추어 여러 가지의 빗물모으기 및 빗물침투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자연적인 방법도 있고, 적극적으로 빗물을 침투시키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사용하지 않은 논을 메꿀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논에 물을 담아두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강제로 지형을 바꾸어 침투가 잘되도록 하는 시설을 만들 수 있다. 이럴 때에는 물론 약간의 돈이 든다.

(2) 비가 떨어진 장소에서 빗물을 침투시키자

원래 빗물은 깨끗한데, 더러운 곳을 통해서 흐르면서 더러워진다. 비가 떨어진 바로 그 지역에서 받아서 지하에 침투시키면 처리의 필요성이나 지하수 오염문제가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빗물을 수송하는 관로의 규모를 줄여주어서 경제성을 높이고 홍수에 대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3) 생각하면서 집어넣자

빗물을 무조건 집어넣는다고 다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주량이 세도 많은 술을 한꺼번에 못 먹는 것과 같다. 따라서 침투시설은 홍수방지에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나라는 세계에서도 드물다. 이것을 다 침투하기 위해선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택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강우 특성에 맞고, 해당지역의 특성을 보고 침투효과가 가장 좋은 방법을 생각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한 연구는 당연히 필요하다.


지하수위 보전을 위한 각자의 임무


(1) 개인: 퍼 쓰는 만큼 집어넣자

개인이 지하수를 퍼 쓰는 것은 좋으나, 사용한 양만큼 다시 집어 넣어주어야 한다. 이것은 빗물을 받아서 침투시설로 가능하다.

(2) 개발사업자: 불투수면의 증가도 책임지자

건물이나, 도로, 공장, 단지 등을 만들 때 포장이 덮여 불투수층이 증가하므로 그만큼 지하로 침투되는 빗물의 양이 줄어든다. 이것은 개발사업자가 책임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홍수만을 대비하여 신경을 써왔지만 이제는 침투량의 감소에 대한 가뭄에도 신경써야 한다. 이 때에도 빗물침투시설이 필요하다. 전체 면적에 침투시켜야 하므로 작은 규모의 시설을 여러 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 도시를 만들 때나 재개발시에는 이것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여야 건천화를 막을 수 있다.

(3) 정부: 인공함양시키자

지하수는 현재 적자이다. 이것은 지하수위가 떨어지고, 하천의 건천화가 발생하고 샘이 마른 것을 보면 알수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정부가 지하수 관리를 합리적으로 하지 못한 결과이다. 이 부족분은 정부가 책임지고 가장 경제적인 방안을 이용하여 복구하여야 한다. 현재의 지하수위를 측정하고, 복구의 목표치를 정하여 매년 그 목표치만큼 도달하는 것을 점검하면서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하여 집어넣어야 할 것이다. 한번 빼먹기는 쉬우나 집어넣기는 매우 어렵다.

(4) 침투시설 설치자: 보상해주자

정부가 혼자 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따라서 이와 같은 침투기능을 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여 주는 것이다. 개인이 더 많이 침투시킨다면 그만큼 경제적인 보상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농촌에서 농민이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논에 빗물을 가두어 침투시키는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면 그만큼 보상해주는 것이다. 또한 유효농경지를 이용하여 물을 가두어 주는 농민에게는 그에 대해 보상해주면 된다. 정부에서 돈을 들여 해야 할일을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지하수는 만성의 중환자


지하수는 홍수와 같은 재해와는 달리 그 영향이 눈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별로 신경써오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로 지금 그 증상이 전국적으로 건천화나 가뭄, 그리고 양수동력의 증가, 염수의 유입등으로 현실적으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에 치료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이고 잘 계획된 장기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강우 및 지형특성에 맞는 올바른 다목적의 빗물관리가 그 해답이다. 이를 위한 정책적인 배려가 시급히 필요하다.


△빗물박사인  한 무 영 (韓 武 榮)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 공학부 교수는
73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토목공학과를 나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 석사
미국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 공학박사 (환경공학 전공)학위를 받았다.

△현재 IWA Rainwater Harvesting and Management Specialist Group 회장이며
UNEP-SNU 빗물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빗물관련 저서로 “빗물이용 지구사랑”, (서울 대한상하수도학회 빗물이용연구회, 2001)
“하수와 우수의 관리를 위한 환경친화적 기술(ESTs)”, (빗물이용연구센터, 2003)
“정책졀정자를 위한 빗물이용 가이드라인”, (대한상하수도 학회, 2002)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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