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있는 도지사(?)..불안한 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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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 있는 도지사(?)..불안한 도민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5.07.2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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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도민사회가 다 요구해도 인사조치 못하는 이유는

 

▲ 원희룡 지사는 지난 16일 오전 서울명동에서 개최한 '올 여름 휴가는 제주에서' 홍보 캠페인에 참석한 후 'TV조선'의 '용꿈 꾸는 제주의 아들'이라는 제목의 인터뷰에 나섰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얼마전 방송에 나와 이미 국민들의 가슴속에 무엇이 잘못된 일인지 각인되고도 남았을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문제에 대해 “의원들이 뽑은 원내대표를 다른 곳에서 인사조치한 것은 잘못된 일로 생각한다”며 대통령과 또 각을 세워 도민을 불안하게 만든 바 있다.

이날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신임 원내지도부가 청와대 회동을 하는 날이었다.

더욱이 8.15사면을 앞둔 시점이라 특사에 강정주민들이 포함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 날이기도 했다.

그런데 김무성 대표도 최근 야당으로부터 ‘마름’이라는 지적까지 받을 정도로 몸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원 지사는 “유승민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까지 했다”는 말을 전해 전략부재(?)의 아쉬움을 주었다.

급기야 다음 날 강정마을회에서는 “우리는 죄가 없다. 사면을 원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원 지사로서는 이번 8.15 특사에 강정주민들이 포함되지 않더라도 마음의 부담은 크게 없게 된 듯 하다.

도지사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강정주민들이 사면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면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정주민들에 대한 사면은 정부로서는 당연히 해야 하고 또 그들의 명예를 지키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데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서  만약 도지사가 자신보다 도민을 더 먼저 생각했다면 절대로 대통령과 각을 세우거나 맞서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날 발언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준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두고 ‘나는 의리파’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었는 지는 모르지만 아쉬운 것은 언제나 이쪽이다.

특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도로서는 청와대에도, 집권당인 새누리당에도 강정주민에 대해 특사 포함의 부탁의 말도 할 수 없도록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 아쉽다는 점이다.

제주도의 입장은 어떤가.

최근 해양수산연구원장 시절 저질러 온 여러 가지 비리문제로 이생기 해양수산국장에 대해 도내 전 분야 시민단체와 특히 전공노에서도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성명에서 “관행의 사슬을 끊는 근본적 처방 없이는 제주공직사회의 청렴 구호는 공허해 보인다”고 비판한 바 있다.

“청렴제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잘못된 행위에 대해 도민들이 납득할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원희룡 도지사는 도민들에게 약속한 청렴제주, 부패제로 공직사회의 모습을 이번 해양수산연구원 감사 결과에 대한 단호한 결정을 통해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전공노는 “민선6기 2년차에 들어선 원 도정이 성공적 추진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공직 내 잔존하는 고질화된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특단이 처방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공평한 인사정책이 공정하고 바른 공직사회로 가는 필연적 토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쌓여온 적폐를 도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국장은 전혀 물러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도지사 조차 국장 한사람이 이렇게 도민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는데도 묵묵무답이다.

이것도 누군가에 대한 의리라면 의리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의 의리는 인사만 있으면 늘 보여주는 한가지 특징이 있다.

일고출신이거나 김태환 사단 사람들과 타지역 사람들에 대해 보여주는 의리다.

일고는 출신학교라 그렇다고 치더라도 문제지만, 도지사가 직접 이끄는 행정부서 책임자에 대한 인사는 더욱 신중해야 함에도 어떤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을 준다.

더욱이 부지사 한사람은 제주도출신이 맡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도지사가 지금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국장 하나를 인사조치 못할 정도로 조직 장악도가 낮다면 이건 진짜로 걱정되는 일이다.

사실 국장급 인사는 도지사가 한번이라도 만나 얘기라도 나눈다면 전문성이나 도덕성 그리고 능력 등을 충분히 알아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런 후에 적재적소에 앉히면 되는 일이다.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은 사람을 앉힐 경우 이번처럼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되고 도정이 혼란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확실한 비리가 확인됐다면 주저할 것도 없이 그 즉시 인사 조치 돼야 영도 서는 법이다.

미적거리면 미적거릴 수록 그를 천거한 사람에 대해서도 무안한 일이 된다.

그들 대장의 얼굴을 살리고 제주도정의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서도 이 국장은 스스로 용퇴해야 한다.

용퇴하지 않고 버틸 경우 그에 대한 비난은 모두 도지사와 그를 천거한 사람이 다 뒤집어 쓰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얘기다.

도민들은 똑똑하다기보다 현명한 지도자를 원한다.

사리사욕이나 당리당략에 좌우되지 않고 오직 제주도와 도민을 위해 먼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도지사를 보고 싶어 한다.

이번에 보여준 도지사의 의리는 도민을 생각하지 않은 전략부재의 발언이었고 그런 점에서 도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더욱이 지금부터라도 누군가에 휘둘리지 말고, 제발 원희룡 다운 제주도정을 제대로 만들어가라고 강권하고 싶다.

제주도를 대한민국의 모범적인 도시로 만들어야 국민들에게도 그 능력을 인정받을 것이 아닌가.

제주도는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고 그저 중앙에만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면 보일 수록 도지사에 대한 믿음은 점점 낮아질 거라는 점에서 하반기 인사는 정말 제대로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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