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변화를 만드는 조용한 리더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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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변화를 만드는 조용한 리더십 (1)
  • 최병규 제주카네기연구소 부소장
  • 승인 2015.10.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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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규 제주카네기연구소 부소장

 

최병규 제주카네기연구소 부소장
이솝우화에 "바람과 해의 대결"을 주제로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해와 바람은 누가 더 강한지 힘겨루기를 한다. 무엇으로 승패를 결정할까 생각하던 둘은 아래 지나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쪽이 이기는 것으로 결정한다.

자신만만한 바람은 외투를 날려버리기 위해 강하게 바람을 몰아쳤지만, 세찬 바람에 외투가 날아갈까봐 나그네는 외투를 더 꼭꼭 여미기 시작했다. 이어서 해가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며 따뜻한 기운을 보내자 점점 몸이 더워진 나그네는 결국 외투를 벗고 만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냉정하고 매몰차게 대하는 것보다 따뜻하고 온화하게 지내는 것이 더 좋다는 교훈을 얻었다.


아쉬운 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호사가들은 분명히 단지 저 이야기 속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쏟아낼 것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 우리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것을 찾아야 하는 시대이다.

리더십 또한 하나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는 시대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가? 역사 속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여기 한 사람이 있다.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중에 그래도 중류층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통치 국가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그 제국이 참전한 전쟁에 자국의 청년을 독려하여 참가토록하고, 제국의 총독에게 폭탄을 던진 이들에게 '폭도'라고 부르며 그런 행동들을 제약할 수 있는 결의를 채택하도록 국민회의에 요구한다.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 마찬가지로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나라에 태어났다. 이 사람은 자국에 존재하는 신분계층의 최하위에 있는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렸으며 이들의 인권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자신의 나라를 통치하는 국가에게 비폭력 저항을 결의하고 그 일환으로 '소금행진'을 단행하여 결국 제국이 소금법을 철폐하도록 만든다. 마침내 제국으로부터 독립하지만, 이듬해 암살당한다.

이 두 개의 이야기는 한 사람, 위대한 성자라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삶을 요약한 것이다.

하나의 삶은 피통치국의 청년으로서의 통치국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누리는 삶이라면 다른 하나는 통치국으로부터 독립을 계획하고 이뤄내는 진지한 지도자의 모습이다.

19년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도인의 인권 변호를 했던 경험이 그의 태도의 변화를 일으켰던 것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그의 자치 독립 활동은 비폭력 저항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사티하그라하'라고 하는데, 폭력은 폭력을 낳는 윤회를 깨뜨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소금행진'이다.

1930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는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소금을 제국에 의해 관리되는 것만 사용해야 한다는 '소금법'에 따라 고가에 구입해서 먹을 수 밖에 없었다.

간디는 70 여명의 동지들과 함께 소금법의 불합리를 알리고 수정하기 위해 소금을 얻기 위한 행진을 시작한다. 이 행진은 수 천명의 인파를 만들어 소금을 얻을 수 있는 해변에 까지 이르게 된다.

영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지만, 간디와 그를 따르는 무리는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여 결국 소금을 손에 쥐게 된다.

이 소금행진의 결과로 1931년 소금법은 폐지되고 이 행위는 간디의 비폭력주의를 대표하는 상징이 된다.

또한 이러한 그의 비폭력 무저항 운동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인도를 영국으로부터 독립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간디의 행적을 쫓다 보면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들의 특징을 보게 된다.


첫째는 잠재되어있는 열정이다. 그는 영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변호사로서 활동을 하였다.

그 과정 속에서 그는 인도의 현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에게는 식민지국가에서 태어났지만, 통치국에서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할 만큼의 열정과 노력을 가지고 있었다.


둘째는 지속적인 의지이다. 비폭력 저항 운동 '사티하그라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나 인도에서 그의 활동의 중심 철학이 된다.

이 철학이 수많은 인도인들의 참여와 희생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생활과 행동에서 비롯되는 진정성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돌아온 뒤 민족의 독립을 위해 지속했던 그의 삶은 바로 그의 의지였다.


셋째는 가치에 대한 확신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그의 비폭력 저항운동은 많은 희생을 감수했기 때문에 인권 존중의 차원에서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간디는 그 방법만이 온전한 독립을 이뤄낼 수 있다는 신념과 그 온전함이라는 가치로 인해서 희생을 참아낼 수 있었다.

간혹 성과에만 집중하여 일을 추진하다가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조직을 볼 수 있다. 즉,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성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의 공유와 그에 대한 확신이다.

리더에게는 강력한 추진력과 진실된 설득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활발하고 현란하게 표현되기도 하지만 조용하고 꾸준한 활동을 통해서 표현되기도 한다.

간디의 비폭력 저항 운동은 그런 조용한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산업의 현장에서도 적잖이 발견된다.

모두가 더 큰 성과와 더 큰 목소리로 자신이 리더임을 증명하는 시대에 묵묵히 목표를 달성하는 리더십을 계속해서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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