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생물을 보존해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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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생물을 보존해야 하는가 ?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09.06.1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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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은 진화의 한 과정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멸종은 38억년 전에 생명체가 태동한 이래로 진화의 한 사건으로 계속 일어나 왔다. 이것은 시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일어난다. 심지어 사람이 나타나기 전에도 바다는 융기와 침강을 했으며, 삼림은 번성하거나 감소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종의 생물들을 발생시키거나, 오래된 종들을 멸종시켰다. 인류의 출현은 대규모의 멸종을 동반하였지만, 인류는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일부이다. 이와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오만한 생각일 것이다.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상상하자.

카우아이 섬의 바다와 하늘은 매우 푸르다. 또한 코코넛 야자나무 밑에서 온갖 색깔의 새들과 함께 풀장 곁에서 칵테일을 들고 있다면 더 이상의 천국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모두 인위적인 것들이며, 코코넛 야자나무를 포함한 모든 나무들과 모든 새들은 모두 인간이 이 섬에 가지고 온 것들이다.

카우아이 섬의 토종새를 찾기 위해서는 산이 많은 이 섬의 삼림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여행 가이드에는 이 섬의 중심에 있는 사화산 와이알레알레 산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강수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이 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습지인 알아카이 습지를 만들며, 이 습지는 다른 지역에서는 관찰할 수 없는 많은 종류의 새들의 보금자리이다.

하와이의 다른 섬들처럼 카우아이 섬은 화산섬이며, 단지 몇 백만년 전에 형성되었다. 대륙에서 3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이 섬들에는 우연히 표류한 동식물들이 이주하였다. 이 섬들에 도착한 생물들은 독특한 형태로 진화하였다. 1만 종의 곤충중에서 9,800종은 다른 곳에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섬에 정착해서 번성한 유일한 포유류는 한 종류의 박쥐뿐이었다. 이 섬에 도착한 최초의 새는 평범한 형태의 핀치였다. 이 새들은 다른 경쟁 상대가 없었기 때문에 이들은 먹이와 생활습관에 적응한 새로운 종들의 왕조를 이루었다. 이들이 이 섬의 토종새인 하와이 꿀먹이새이다. 또 다른 새들은 오리와 거위이며, 이들은 땅에 다른 포식자들이 없었기 때문에 땅에 둥지를 지었다.

고립된 지역에 살며, 공격받기 쉬운 토종생물들은 다른 곳에서 이주해 온 침입자들과 맞서 싸울 수 없다. 하와이 토종식물의 절반과 토종새의 75%가 지금은 멸종하였다. 기원후 250년경에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마크사스 섬에서 이주해 오면서 코코넛 야자나무, 바나나, 사탕수수, 타로 등을 가지고 왔다.

이전까지 이들 식물들은 하와이에 서식하는 식물이 아니었다. 이들은 또한 염소, 개, 돼지들도 함께 가지고 왔으며, 이들 동물들로 인하여 땅에 둥지를 가지고 있는 새들이 멸종하였다.

18세기에 유럽 선교사들과 경작자들이 도착하였고, 곧이어 아시아에서 사탕수수 농장의 일꾼들이 이주를 하였다. 이러한 이주는 폴리네시아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이주민들이 가지고 온 성병, 문둥병, 선 페스트, 홍역 등과 같은 병으로 인하여 죽었다.

소들은 삼림을 없앴으며, 쥐를 없애기 위해서 도입된 몽구스는 희귀한 새들의 알을 먹었다. 특히, 1826년에 무심코 도입된 모기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826년에 페루에 출발한 포경선 웰링톤호는 마우이, 라하이나 포경항구에 도착하여, 페루에서 가져온 상한 식수를 흘려 버렸다.

모기들은 새들에게 전염되는 말라리아를 가지고 있었으며, 말라리아에 대한 저항성이 없는 많은 토종새들이 멸종하였다. 모기들은 해발 1,000 미터 이상의 서늘한 고지대에서는 살 수가 없었다. 바로 이것이 토종새들을 관찰하기 위해서 지금은 산으로 가야만 하는 이유이다.

지금 하와이의 토종새들이 멸종 위협을 받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사람들에 의해서 도입된 생물들은 야생생활에 만족하게 적응하였다. 일부 생물들은 원산지보다 하와이에 있는 것이 더 유익하다.

한 예로, 한 종류의 에르켈 자고새는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리아 지방에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아프리카 지역의 자고새가 멸종된다면, 그것은 하와이의 하와이 꿀먹이새와 같은 상황이 될 것이다. 백만년이 지나고 나서 에르켈 자고새는 여러 형태로 진화한 채로 하와이에서만 발견될 것이다.

현재 하와이 꿀먹이새를 멸종시키고 있는 유일한 것은 이들이 토종새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책임이 없으며, 이 새들이 멸종하도록 방치해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 인간은 미적인 이상을 위해서 보존을 정당화하는 도덕적인 의무를 해야만 하는가? 혹은 보존을 위한 극단적인 이유가 따로 존재하는 것일까? 세 번째 질문의 대답은 '예'이다.

지난 몇 년간의 연구에 따르면 전체적인 생태계는 갑작스런, 불행한 생태계의 변화를 줄여주기 위해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생물들의 다양성을 이용한다. 한 예로, 북미의 프레리 초원이 어느 한계치 이상의 다양한 식물을 가지고 있으면 가뭄에 대한 영향을 줄이는 데에 더욱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복잡한 생태계는 단순한 생태계에 비해서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 더 많은 저항성을 보여준다.

바로 이것이 생물종들을 보전해야 되는 생태학적인 이유이다. 가령 고지대의 습지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없어지면, 습지는 불, 폭풍우, 가뭄 등을 막지 못하고, 흙을 유실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저지대에 위치한 농지와 수력발전소, 어업 등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토양유지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는 나무들이 희귀한 새에 의해서만 수분(受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새들의 멸종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불과 바람 같은 재앙은 멸종처럼 자연적인 것이다. 카우아이는 하와이 섬 중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흔히 허리케인에 노출되고 있다.

1992년에 허리케인 이니키는 이 섬을 황폐화시켰으며, 가옥 5채중에서 4채를 파괴하였다. 그러나, 허리케인의 피해자 중에는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이 많다.

옛날 옛적에 카우아이 섬의 새벽은 'o'-o 새의 소리로 요란하였었다. 그러나, 알라카이 습지에 은신해서 살던 'o'-o 새는 1982년 허리케인 이와가 오기 전에 대략 10마리가 살아남은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에는 1마리만이 살아남았으며, 이 한 마리도 1987년 이후로는 관찰되지 않았다.



(과학기술처, 해외과학기술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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