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품격은 환경이다"
상태바
"제주도의 품격은 환경이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5.12.31 14:4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칼럼)도민 소통없는 양적개발, 백년대계와 동떨어져

▲ 두산봉에서 본 일출

2016년 병신년이 밝았다.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원숭이해이기에 사뭇 좋은 일이 많은 새해를 기대하게 된다.

병(丙)과 신(申)이 만나서 생긴 병신년의 뜻과 의미는 붉은 원숭이가 된다. 음양오행에서 붉은색은 큰 성공이나 생명 등 기운이 번창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악을 막아주는 색이라고도 믿으며 원숭이는 꾀가 많고 재능이 많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병신년의 의미는 재주로 크게 흥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다는 것이 역술인들의 풀이다.

원숭이는 사람과 가장 유사하며 짐승 중에서 머리가 좋은 동물이다. 병신년의 뜻이 좋게 풀이되는 이유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서 그 성공을 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데이비드 브룩스의 '인간의 품격'을 보면 지난 1945년 8월15일 일본이 패전 선언 다음날 '커먼드 퍼포먼스'의 방송내용을 가장 먼저 전하고 있다.

"프랭크 시나트라, 게리 그랜트 등 당대의 호화출연자들은 연합국이 인류역사상 가장 숭고한 군사적 승리를 거둔 직후였지만 잘난 척 하는 분위기는 없었고 승리를 뽐내는 개선문을 세우려는 사람도 없었다"며 "프로그램 전체를 관통하는 겸손함과 삼가는 태도였다"고 그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에는 종군기자로 활약하다 세상을 떠난 어니 파일이 쓴 글의 일부도 읽혀졌다고 한다.

파일은 "우리가 운명적으로 다른 모든 나라 사람들보다 더 우월하게 창조되어서 승리한 것이 아니다. 승리를 거둘 때 우리가 자만심 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라고 썼다.

이어 "겸손한 사람은 자애롭게 마음을 달래주는 반면 자화자찬 하는 사람은 늘 취약하며 늘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입증해 보여야 할 필요가 없지만 자만심에 빠진 사람은 좁은 공간에 갇힌 채 이기심, 경쟁심, 우월하고자 하는 욕구에 탐욕스럽게 허덕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성장이란 톨스토이가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그의 인생 전반에 걸쳐 흐르는 맥락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도 사랑도 성장해야 한다"며 "성장이 멈추는 순간, 삶도 행복도 더 이상 없다"고 설파하고 있다.

올해로 7년차를 맞게 되는 본지의 최초 화두는 '제주환경은 제주도민의 자존심'이라는 설정이었다.

그러나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구기는 개발, 그 삽질이 지속되면서 우리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깨져 버리고 있다.

온갖 미사려구를 쓰면서 신공항 건설에 올인하는 도지사의 모습은 항의차 방문한 주민들과의 자연스런 대화조차 거부하는 불통의 모습에서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제주도의 품격은 환경이다.
제주환경이 사라지면 사라질 수록 품격은 낮아지고 품위는 사라지고 만다.
도지사는 제2신공항 건설 원점재검토 여론에 대해서도 '이미 결론이 났다'며 이를 거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신공항 건설보다 더 중요한 일은 피해를 입게 될 주민들에 대한 배려다.
먼저 그들의 입장에서 더 바라보고 일을 처리한다 해도 늦지가 않다.


부지천한(不知天寒)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자는 뜻이다.


'부지천한'의 원래 의미는 '날씨가 추운 줄 모른다.'로 '자기 배만 부르면 종이 배고픈 줄 모른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말은 중국 춘추시대 말기 제(齊)나라의 명재상 안영(?~BC500)의 언행을 후대인이 기록한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말이다.


어느 해 엄동설한, 제나라 백성들이 추위와 배고픔에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왕은 화로를 피우고, 여우 가죽 외투를 입어 추위를 전혀 느끼지 않은 채 따뜻한 누각에서 춤과 술을 즐기고 있었다.


이에 안영이 "옛날에 어진 왕은 배가 부르면 백성이 주릴까 생각하고 따뜻한 옷을 입으면 백성이 추울까 생각했습니다."라고 간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도민들은 도지사가 추진하는 일들이 과연 제주도의 백년대계를 걱정하며 가는 길인지, 그저 개발이 돈이라는 계산만 하며 서두는 것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진정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길이 어떤 것인지는 도민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지 못하는 한 모든 개발계획은 양적성장만을 추구하는 추상적 발전론에 머무를 뿐이다.

새해에는 제주도정이 도민과 소통하며 제주도의 올바른 지향점을 제대로 찾아주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품격? 2016-01-01 10:26:03
품격이라고? 중산간을 휘감고도는 제주의 돼지분뇨냄새 는 어째고? 한림읍전체에 진동하는 가축분뇨냄새를 외지인들이 맡으며 눈살을찌푸리며 코를막는데 , 제주는 그런환경을 그대로방치하면서도 품격이라고 ?
ㅋㅋㅋ 개가 웃을일이다 !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