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목리 해안 매립, 지금은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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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목리 해안 매립, 지금은 고민 중(?)..”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04.2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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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7주년 특집/환경기행3)몽돌과 백년초자생지, 해안 매립 위기 처해


 

평화로운 보목항

 

 

서귀포시가 제공한 해안을 매립해 도로를 개설하는 계획도(해안선을 따라 붉은 선이 그어져 있다. 도로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아름다운 보목리 해안가가 매립돼 해안도로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또한 서귀포시의 오락가락 하는 행정으로 보목마을 일부 주민들이 느닷없는(?) 이주위협에 처하게 됐다.

오래 전에 계획된 해안도로 개설에 대해 서귀포시 내부에서 보목리 해안가에 대해 월파방지용 석축쌓기냐, 도시계획도로인 해안도로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논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리돔축제 등을 개최하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보목마을.

보목리 해안가는 제주도에서도 드물게 보이는 자그마한 몽돌해안이 있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지난번 볼라밴 태풍이 이 지역을 강타한 후 변화가 일기 시작됐다.

당시 강력한 태풍은 보목마을 해안가 집들을 향해 몽돌이 집안 담을 넘어 와 칠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그 이후 이곳에 태풍을 막기 위한 월파방어용 시설을 1미터 가량 높여 만들기로 했지만 최근 이 지역을 아예 모두 매립해 해안도로로 만들자는 도시개발계획이 새롭게 대두되면서 이곳 일부 주민들이 속절없이 쫓겨날 위험에 처한 것이다.

 

보목마을의 명물해안에는 몽돌이 많다

 

 

▲ 보목해안가의 백년초 자생지.. 지난 25일 모습이다

 

특히 이 몽돌 보목해안가에는 수백년은 족히 넘은 것으로 보이는 백년초자생지가 있어 문화재로 보호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그런데 이곳을 매립하는 계획이 새롭게 세워지고 있어 또 하나의 자연절경 파괴가 아니냐는 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당초 국비지원을 받아 월파방지용으로 세워질 예정이던 방어벽은 이미 해안도로계획을 세워놓은 서귀포시가 매립을 통한 도로개설 추진을 내세우자 그렇다면 지방비로 도로를 건설하라는 요구를 받게 되면서 주춤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후 마을주민들을 모두 이주시켜 그곳에 해안도로를 만들자고 추진, 몇몇 주민들이 “청천벽력같은 소리”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집이 헐리게 된 보목마을 주민 한경모 씨 집이다

 

이 지역 주민인 한경모 씨는 "행정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처음에는 월파방지용 벽을 쌓기로 했다가 이제는 아주 이주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만약 서귀포시가 이를 밀어부칠 경우 서귀포시장을 찾아가 직접적으로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행정이 오락가락하면서 행정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일관성이 없이 주민들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함으로써 문제를 더욱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이 주민은 "만약 설사 도로를 개설한다 해도 보상비 만으로는 어디 가서 살 거처조차 얻기가 힘들다"며 "최소한 살 곳이라도 마련해 달라"는 소박한 요구를 전했다.

그러나 서귀포시의 입장은 단호하다.

홍선길 서귀포시 도시개발담당은 “도시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요구를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협의가 안될 경우 강제수용을 거쳐 도로계획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세워진 도시계획이라도 필요에 따라 변화를 줄 수는 있기 때문에 해당 부서와 협의를 거쳐 매립이든 다른 방향으로의 추진이든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밝혀 결제권자의 의지에 따라서는 보목해안을 꼭 매립을 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이들 집들과 해안도 다 사라지고 매립된다

 

 

매립될 위기에 처한 보목리 몽돌해안

 

한편 해안매립을 통한 도로개설 계획은 이미 지난 2010년 3월에 세워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서귀포시 안전총괄과와 도시계획 부서와의 협의를 거쳐 추진하게 될 것이지만 도시계획도로에 대한 선형변경 등의 논의과정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우지 보목마을회장은 "현재 새로은 도로개설에 따른 이 지역 반대주민은 2명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많은 인원이 아니기 때문에 수용 등을 거치면 사업추진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는 현재 언제 시작될 지도 모르는 상태다.
쇠소깍과 보목마을까지의 도로개설도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문제는 마을회장의 경우 아름다운 보목마을 해안이 매립되는 데 대한 심각한 고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적극 개발 입장인 것으로 보여 아쉬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을 매립, 해안도로를 만들 계획이다


한 주민은 "서울 발전의 상징이었던 청계천도 결국은 예전 모습으로 원상회복했던 사실을 생각한다면 자연을 파괴하는 개발행위에 대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아무리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다지만 제주환경을 파괴하는 일은 진짜 문제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더욱이 제주도내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는 해안도로의 경우 거의가 아름다운 해안가를 파괴하며 만들어지고 있는데 대해 제주해안을 살리는 다른 개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보목리는 지금 주변 개발과 함께 경쟁하듯 개발을 추진해 나가려는 모습이지만 수년후 이를 바라보며 통탄을 하게 될 모습을 생각하면 해안가 매립계획 자체만으로도 크나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환경은 한번 파괴되고 나면 원상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목리는 지금 환경이냐 개발이냐의 선택의 위기에 처해 있다.

 

제지기오름 아래 있는 보목항

 

그 바다를 내려다보는 제지기오름만이 언젠가 사라질 아름다운 보목리해안을 기억할 것인가.

자동차를 타고 씨잉 훑고 지나 가 버리는 관광객을 바라보며 이 올레6코스에 대한 미련만 남는 것은 아닐지..

서귀포시의 신중을 기한, 매립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의 도로개설 추진을 요구할 뿐이다.

 

▲ 지금은 태풍이 몇번 지나면서 백년초자생지는 거의 초토화되다시피 했지만 아직도 남은 백년초는 건재함을 자랑한다

 

 

 

제지기오름에서 본 평화롭기만 한 보목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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