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공항 주변 땅 허위 쪼개기로 100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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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2공항 주변 땅 허위 쪼개기로 100억 챙겨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06.2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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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청, 농업회사법인 등 개발업체 입건

부동산 쪼개기 거래가 이뤄진 서귀포 지역 토지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인근 토지를 헐값에 매입 후 무려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남긴 기획부동산업자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농업회사법인 대표 백 모 씨(41. 부산)를 사문서위조.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상무 이 모 씨(39. 부산)와 토지개발업체 대표 박 모 씨(31. 포항)를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는 이 씨 및 박 씨와 공모해 지난해 2월부터 12월 사이 73통의 토지매매계약서를 위조한 뒤 이를 행정기관에 제출해 거짓으로 토지를 분할, 8필지를 66필지로 쪼개 173명에게 되팔아 100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지난 2014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성산읍 일대를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 보고 토지 8만4968㎡ 상당을 19억여 원에 집중적으로 매수한 뒤 백씨에게 33억여 원에 판매해 14억 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백씨는 이를 173명에게 4배가량 부풀린 136억3631만여 원에 판매해 100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얻은 확인됐다.

최초 박씨가 3.3㎡당 7만4200원에 매입해 백씨에게 12만7400원에 넘겼고, 백씨는 토지쪼개기를 통해 173명에게 62만원에 넘긴 것이다.

이들이 당초 8필지의 토지를 66필지로 분할할 수 있었던 것은 거짓 매수서류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백씨가 소속직원을 통해 매매계약서를 위조해 '매수인 인적사항'을 박씨에게 넘겼고, 박씨는 이를 행정기관에 제출해 분할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행각은 지난해 10월 제주자치도의 제2공항 건설예정지에 대한 토지허가구역 지정 발표 후에도 계속됐다.

박씨는 제2공항 건설 발표로 성산읍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자 토지를 판매하면서 “허가구역이 해제되면 등기이전을 해주겠다”고 약정해 44건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주도가 내부 지침을 통해 토지분할 신청 시 토지거래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토록 지시하자 이들은 기존 거래관계가 있던 매수인들의 인적. 금융거래 내역을 도용해 매매계약서를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수사는 제주도 부동산투기대책본부의 '기획부동산 의심제보'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올해 3월 해당 기획부동산 압수수색을 통해 불법사안을 잡아냈다.

제주지방청 관계자는 "토지거래 허가구역 내의 토지를 허가를 받지 않고 매수할 경우 해당 계약은 ‘유동적 무효’이므로 장시간 동안 소유권을 정상적으로 행사할 수 없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될 뿐만 아니라, 매수인들까지 형사 처분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업체와는 별도로 신화역사공원, 제주 제2공항 관련 기획부동산으로 의심되는 업체 4곳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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