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나도 갈수 있다"..(4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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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나도 갈수 있다"..(4차)
  • 김병억
  • 승인 2016.08.29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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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종주기(4))..'붉은 꽃과 불의 길' (상)


 



(백두대간종주기 04차).. 붉은 꽃과 불의 길


일시 : 2016년 8월20일 맑음 (남원 34도)종주 코스 : 복성이재 - 봉화산 - 광대치 - 월경산 - 중재 (도상거리 약 12.9km)


이번 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918미터 봉화대가 있는 봉화산과 5월이면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철쭉이 장관을 이루는 길이다. 그래서 이름도 ‘붉은 꽃과 불의 길’로 정했다.

 


2. 길을 따라 가다보면


22년만의 혹서가 전국을 뜨겁게 달군 여름, 17기의 네 번째 종주가 시작됐다. 이날 서울은 35도, 남원시도 34도의 불볕더위였다. 그래서 이번 ‘붉은 꽃과 불의 길’은 또 하나의 붉은 태양이 더해져 뜨거운 고난이 예고됐다.


이번 산행은 나에도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세 번의 종주길을 모두 중간에서 걸었는데 이번엔 선두를 따라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매번 같은 사람들과 걷다 보니 선두와는 만날 일이 없었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함께 그리고 가장 앞서 길을 가며 어떤 일들이 생기는 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엔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섰다. ^^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허리에 걸치는 작은 배낭을 샀다. 그 안에는 물 두병과 김밥 비상식량 등 최소한의 것들만을 넣었다. 그리고 나도 선두를 따라 출발~~


한 여름을 피한다고 8월 첫 주를 쉬고 한 달 만에 17기 대원들이 다시 모였다. 한 여름을 피해보려 했지만 올해는 극성스런 더위가 우리들의 바람을 무색하게 만들고 말았다. 출발지인 양재역에 나와보니 이른 아침인데도 푹푹 찌는 더위와 가슴을 턱 막히게 하는 습기가 불쾌지수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20여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더위.... 이번 종주의 가장 큰 복병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은 짐을 간단히 하기 위해 양재역 근처에 있는 만두집에서 김밥을 한 줄 샀다. 이제 오늘 산행의 모든 준비는 끝~~^^


한달 만에 다시 만난 17기 대원들. 그새 정이 들었는지 대원들과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누고 서울을 출발해 지리산에 도착하니 오전 10시40분, 기념촬영을 마치고 10시 50분에 봉화산을 향해 출발한다.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걷다 왼쪽 대간길로 들어서니 다행히 나무들이 무성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바로 오르막길이 이어지며 처음부터 온 몸을 땀으로 젖게 만든다. 복성이재의 해발이 600미터가 넘지만 가야할 곳은 918미터의 봉화산. 한 여름에 해발 300미터를 오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출발한 지 15분만에 해발 712미터의 매봉에 도착한다. 표지석엔 이곳이 봉화산 철쭉군락지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지금은 꽃이 다 떨어지고 철쭉나무 가지에 새파란 잎들만 무성했다.

사람 키를 훌쩍 넘긴 커다란 철쭉들이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어 봄에는 정말 장관을 이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크고 넓은 철쭉 군락지는 처음 봤다. 언제고 기회가 되면 철쭉이 온 산을 붉게 물들인 날 다시 와 보리라~^^

 

가는 길은 철쭉의 터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사람 키를 훌쩍 넘긴 철쭉들이 좁은 길 하나만 내어주고는 저희들만의 세상을 울창하게 만들어 놓았다. 잠시 걸음을 늦추면 앞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철쭉 군락지가 널따랗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매봉을 지나 봉화산까지 가다보면 작은 팔각정이 나온다. 그동안 지나온 대간길에는 없는 팔각정이라 조금 생소했지만 철쭉과 봉화산이란 관광명소가 있어서 남원시에서도 나름 신경을 쓴 것 같다. 예전 15기 때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고 하는데 이번엔 일찍 출발한 관계로 봉화산 근처까지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매봉을 지난 지 한 시간여 만인 12시 10분에 봉화산 바로 아래에서 자리를 잡았다. 봉화산 근처에는 나무가 없어서 그늘이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 것이다.

선두가 나무그늘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중간팀도 따라와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나눴다. 해발이 900미터정도 되니 공기와 바람이 달랐다. 아래는 습하고 답답한 바람이 불었다면 이곳의 바람은 시원하고 맑아 땀으로 범벅이 된 일행에겐 에어컨바람 못지않았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선두가 먼저 출발했다. 나도 이때까지는 큰 무리 없이 선두를 따라다닐 수 있었다. 그리고 봉화산 정상에 도작하니 표지석과 봉화대가 보인다.

그리고 발아래 탁 트인 풍경이 멋지게 펼쳐졌다. 한 여름이었지만 하늘이 맑아 마치 파란 가을의 하늘 아래 마을과 논밭이 평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것 같았다.

 

 

 

 

 김병억 편잡장

 

 (이번 종주길 '하'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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