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나도 갈수 있다"..(4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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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나도 갈수 있다"..(4차)
  • 김병억 편집장
  • 승인 2016.08.30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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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종주기(4)).. '붉은 꽃과 불의 길' (하)

 

 

백두대간 04차 '붉은 꽃과 불의 길' (하)



이곳에서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하느라 잠시 정신없는 틈에 선두가 출발해 버렸다. 아차 싶어 급히 따라 나섰는데 봉화산을 넘어가는 길이 환상적이다.

나무 계단을 내려가면 산등성이가 저 멀리 그림 같은 마을과 논밭을 내려다보며 굽이굽이 펼쳐져 있다. 선두를 따라잡으려면 서둘러야 했지만 이런 멋진 곳을 그냥 지나칠수는 없는 일. 잠시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해미랑님이 이곳을 보더니 마치 영남알프스의 능선길을 보는 것 같다고 감탄한다. 나는 가보지 못했으나 그 정도의 멋진 풍경인가보다 하고 가슴 속에 가득 풍경을 담아봤다.

 

능선길을 따라 가다보니 억새풀이 훌쩍 키를 넘게 자라난 길을 걷게 된다. 길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정도여서 선두를 따라가려는 내게 조바심을 일으키게 한다. 중간 그룹 속에 섞인 것이다. 먼저 가려해도 비켜갈 공간이 없다. 그러는 사이에 선두는 계속 멀어지고...ㅋ


마음은 바쁜데 내리막길에 산악기상관측 장비와 함께 멋진 정자가 서 있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 외로워보였지만 그 위치는 환상적이었다. 시간이 있었다면 그 정자아래 앉아 경치구경도 하고 싶었지만 사진으로만 남기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참을 가다가 좀 여유 있는 공간이 나와 양해를 구하고 앞서 나갔다. 그리고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빠르게 걸어갔다. 오르막길과 능선길을 정신없이 걸었나보다.

한참을 가다보니 홍 대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가서 보니 선두가 나무그늘에서 잠시 짬을 내어 쉬고 있었다. 이렇게 다시 선두에 합류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걷다 보니 다리에 무리가 간 것 같다...

 

그래도 힘들여 따라잡은 보람은 있었다. 선두그룹에서 쉬면서 맛있는 토마토에 사과, 홍도 등을 얻어먹을 수 있었으니~^^ 그동안 선두에서는 롱다리님이 홍도 통조림을 준비해서 대원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었다는 데 이번에 처음으로 그 맛을 보게 됐다. 먹어보니 역시 최고~ ^^ 그 맛과 정성에 감동을 받는다.


선두그룹과 함께 가다보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불곰님은 평소 마라톤으로 체력을 관리해서인지 남들은 걷고 있는데 혼자서 제자리 뛰기를 한다. 넘치는 속도감을 이렇게 풀어낸다는 거다. 나로선 부러울 따름이다. ^^

 

또 지리시세님은 직접 텃밭에 농사를 지으신다. 그래서 이번엔 무공해 토마토를 한가득 자져오셨다.

그 맛은 그 옛날 고향의 맛~^^ 홍 대장님이 연신 감탄을 하며 맛있게 드신다. 더 가져오고 싶은데 무거워서 못가져왔다고 하자 불곰님이 한마디 “그런 거 있으면 산행 시작하기 전에 저한데 주세요~ 그런 거라도 제가 해야죠~” 한다. 넘치는 힘으로 운반해주시겠다는 것.

역시 회차가 거듭될수록 팀워크가 척척 맞아떨어져 가는 듯하다. 17기 최고~~^^

 

오늘 땜빵을 하기 위해 우리와 동행한 느린걸음님은 그야말로 역설이었다. 닉 네임과는 달리 선두그룹과 함께 가벼운 걸음으로 전혀 지친기색이 없었으니 말이다. ㅎㅎ 나중에 물어보니 느리게 가고 싶다는 희망을 표현한 닉 네임이었단다.

 
선두가 잠시 쉬는 시간, 홍 대장님의 철학강의(?)가 시작된다. 골자는 ‘산이 곧 나이고 내가 곧 산이다’ 내가 산을 사랑하면 산도 나에게 사랑을 베풀고 내가 산을 미워하면 산도 나에게 해를 준다는 것... 홍 대장님의 오랜 산행 경험에서 우러난 철학이다. ㅎㅎ

 

산행을 시작한 지 3시간45분만인 2시35분에 광대치에 도착했다. 잡목과 풀에 가려 이정표만 간신히 보였고 별다른 볼거리는 없었다.

이곳에서 월경산을 지나면 오늘의 산행도 끝이 난다. 무리를 해서 다리도 아프고 힘이 들었는데 월경산까지는 다시 오르막길이다.


힘겹게 30여분을 올라가니 월경산 갈림길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나왔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들어서 600여미터를 가면 월경산 정상에 도착하는데 볼거리는 별로 없다고 했다.

월경산은 백두대간길은 아니다. 그래도 가보고 싶은 사람은 다녀오기로 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지친 나머지 홍 대장님을 따라 그대로 하산하기로 했다.

김병억 편집장

월경산의 해발이 900미터가 넘는데 오늘의 종착지 중치는 해발 650미터다. 그러니 300여미터를 숨가쁘게 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이 내리막길에는 중간에 오르내리는 구간이 없었다.

그저 계속 굽이굽이 내려가기만 한다. 산행길은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지친 상태에서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무릎에는 내리막길이 더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월경산 갈림길에서 30여분을 줄기차게 내려가니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중치가 나왔다. 시간은 3시40분. 4시간 30분 만에 오늘의 산행을 마쳤다. 오늘의 완주를 기념하며 모두 모여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앉아 쉬면서 남은 물이며 간식들을 처리한다. 물이 남았는 사람, 떡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가진 것을 나눠먹었다.

 

이곳 중치에는 예전에 화전민들이 살았다고 한다. 약 10여 가구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도 없을 정도다. 아마 몇 십년 전에 모두 이곳을 떠났으리라.

그들이 있을 때는 우리나라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의 오지마을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평지처럼 보이는 곳이 많았다. 그들이 불을 피우고 곡식을 가꾼 밭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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