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당살인 중국인 얼굴공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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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성당살인 중국인 얼굴공개 결정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09.2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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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제주시내 한 성당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묻지마 범죄'와 관련해, 사건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범인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천모씨(50)는 지난 17일 오전 8시47분께 제주시내 성당으로 들어가 혼자 기도를 하고 있던 A씨(61)를 미리 구입한 흉기로 수차례 찌른 뒤 도주했다.

천씨는 약 7시간 뒤인 오후 4시께 폐쇠회로(CC)TV 관제센터 모니터요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붙잡혔다. 피해여성 A씨는 사건 발생 이튿날인 오후 8시20분께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에서 천씨는  "부인이 두명 있었는데 모두 바람이 나서 도망가서 여자에 대한 반감이 있었는데, 아침에 숙소 부근에 있던 성당에 회개하는 마음으로 찾아갔다가 혼자 기도를 하고 있는 여성을 보고 (전 부인들이 생각나)나쁜 마음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추가조사 과정에서는 "누군가 내 머리에 칩을 심어 조종을 하는데, 그 고통을 없애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횡설수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성을 숨지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그저 다치게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범행 대상을 물색할 때는 너무 어린 여성이나 저항의 우려가 있는 남성은 제외하고 20대 이상의 여성을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대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면담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망상장애'에 의한 비합리적인 사고가 범행계획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천씨가 범행을 이틀 앞두고 제주시내 마트에서 범행도구를 구입하고, 사전에 현장을 2차례에 걸쳐 다녀간 점 등에 비춰 계획적 범행을 은폐하고 형을 감경받으려고 이같은 진술을 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분석과 함께 중국 당국에 천씨의 병원치료.범죄경력.가족관계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제주시내를 구경 다녔고, 범행을 위해 다른 장소도 가봤다는 천씨의 진술을 토대로 특정 종교시설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 것으로 봤다.

경찰이 중국에 거주하는 천씨의 동생을 상대로 전화로 확인한 결과 천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앞서 진술한 '머리에 칩을 심어 조종한다'는 등 이상한 말을 하기도 하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약을 복용하지는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천씨가 중국내 동생의 전화번호와 주소 등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점과, 망상증상은 있으나 조현병 증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프로파일러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조현병은 없는 것으로 봤다. 이에따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는 정신감정 여부는 검찰에서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에서 천씨는 A씨와 그 유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미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일 제주지방경찰청 강력범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변호사 및 종교인 등 외부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천씨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공개 이유로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종교시설에서 기도중인 사회적 약자 여성을 살해한 점 △범행 전 흉기를 구입하고 사전에 범행장소를 다녀가는 등 계획적이고 고의적인 범행인 점 △범행 후 즉시 도주하는 등 범행이 잔인하고 피해가 매우 큰 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으로 국민들의 알권리 △많은 종교인들이 느낀 충격과 불안을 다소나마 완화하고 △최근 제주지역에서 중국인 강력사건이 잇따름에 따라 유사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점 등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1시30분 사건이 발생한 성당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하는 한편, 23일쯤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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