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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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이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6.12.0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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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17.2m 비고: 37m 둘레:2,316m 면적: 144,595㎡ 형태: 원형

 

 

가문이오름

별칭: 가믄이오름. 거믄오름. 흑악(黑岳)


위치: 표선면 가시리 산158-2
표고: 317.2m 비고: 37m 둘레:2,316m 면적: 144,595㎡ 형태: 원형 난이도: ☆☆

 

구좌에서 성읍으로 이어지는 지역은 유난히도 인기를 얻는 오름들이 많이 있다.

내놓으라 하는 탐방형 오름들이 즐비하게 이어지는 때문에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을 수밖에 없다. 송당권을 벗어나 번영로로 들어서도 경우는 마찬가지이다.

도로변을 사이로 이어지는 볼품이 있는 산 체들이 이어져 있으며 어느 곳 하나 나무랄 수 없다.

번영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을 하면서 보이는 좌측의 능선은 비치미를 시작으로 개오름과 영주산들이 있어 눈길이 간다.

반면에 우측으로는 성불오름만이 유일하게 보인다.그러나 성불오름 뒤로는 낮은 등성의 산 체가 또 하나 있다.

우쭐거리는 주변의 오름들에 비하여 설움에 겹도록 허접한 산 체이지만 당당하게 가문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은 오름이다.노출형이 아닌 숨은 오름 중 하나이지만 주변의 드넓은 초지와 농지를 호령하는 우두머리 격이다.

 

차라리 고고한 채로 자리를 지키며 더 이상의 변화와 발전을 거부하는 모습이다. 이따금 마소들의 터전으로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주지만 주변 상황을 감안한다면 한없이 평화스럽게 보인다. 

인기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는 곳도 있는 법.잘 나고 못 나고를 떠나고 오름으로서의 가치나 특성을 따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반전을 예고하며 기다리는 곳도 있다.

바로 가문이를 두고서 일컫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사방이 트였지만 유일하게 가문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성불오름이다.

그러나 막아선 산 체라기보다는 보호를 하며 공존의 터전을 채우는 형상이 더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마주한 성불오름에는 예전에 암자가 있었으며 그 산 체의 모양새를 두고서 승이 염불하는 모습에 연유하여 붙은 명칭이다.

가문이는 이와 연계를 해 볼 때 승려가 문 앞에 엎드린 형국을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낮고 펑퍼짐한 산 체를 두고서 높이나 규모를 운운하기 전에 낮은 자세로 임하는 모습을 그려보게 한다.

염불을 외는 승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묵도와 기운도 받아주라고 성불오름을 향한 염원을 보내는 것은 아닐까.

낮은 산체는 볼품을 떠나서 숨은 채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으려는 겸손함 마저 지니고 있다. 행여 누가 보고서 쫓아올까 두려운 건지. 아니면 낮고 허접한 때문에 수줍어하는 때문일까.

도로변에서조차 잘 보이지 않는 오름이지만 등성에 올라서면 반전이 이뤄진다.오직 성불오름만이 한 방향을 가리면서 방해를 할 뿐 주변에 이렇다 할 건물이나 산이 없는 때문에 낮아도 전망은 일품이다.

조용하던 주변에 아트 랜드 건물과 관람 장소가 들어섰지만 가문이는 연연하지 않는 모양이다. 하필이면 자신이 섬기는 성불오름을 가로질러 뮤지엄이 생겼지만 크게 슬퍼하지는 않으려는 것 같다.

아직은 자신의 어깨를 짚고 바라다볼 곳들이 너무 많기에 겸손과 배려의 미덕을 가득 품은 산 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한자로 가문악(佳門, 加文)외에 감운봉(甘雲峰)이라고도 하며 다른 맥락의 표기이기도 하다.
한편, 남조로변에도 가문이오름이 있으나 명칭과의 전체적인 연관은 확연하게 다르다.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방향은 역시나 아트 랜드를 통하는 방법이다.그러나 공연장이 생기면서 출입구와 주차장이 있어 더러 눈치를 봐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적당한 진입로를 택하여 경계를 넘으면 넓은 농지가 나오는데 평야를 떠올리게 할 만큼 어마어마한 면적이다.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며 가문이를 향한 진입을 시도해 보지만 정해진 루트는 없다.

노루 출입을 막기 위한 시설물이 있고 겨우 넘는다 해도 고랑이 기다리고 있다. 가문이를 향한 구애 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기슭 아래는 개간이 되어 초지로 변했으며 곳곳에 우(牛)군들이 다닌 흔적이 보인다.자신의 살을 깎아 목장용으로 내어줬지만 아픔의 흔적이라기보다는 활용가치로 인한 배려로 여길만도 하다.기슭을 따라 이런 변화가 이뤄진 때문에 등성을 향하는 과정은 무난하다.


오름을 보려면 오름을 오르라고 하지 않았던가.정상부에 도착이 되지 않았지만 전망이 좋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을 정도이다.


정상부의 등성은 펑퍼짐한 데다 숲이나 이렇다 할 큰 나무는 없다.


반면 이런 상황은 전망이 좋다는 것과도 일치한다.빌레왓을 이뤘거나 초지와 수풀들이 장악을 한데다 밸랑귀(청미래덩굴)와 가시 덤불들이 섞여서 곱지는 않다.

현장 상황으로 봐서는 봄날에 고사리 체취를 겸하는 탐방을 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장대고사리로 구분을 하는 고급형의 고사리들이 많을 것 같다.

서향으로 활처럼 굽어진 넓은 평야는 끝이 너무 멀게 보일 정도이다.넓고 둥글게 이어지면서 원형처럼 보이는 자체만으로는 가문이의 화산체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가문이 자체가 말굽형이었는지 원형의 모습에서 변화가 이뤄져 달라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단한 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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