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오름
상태바
가세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6.12.03 0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200.5m 비고: 101m 둘레: 2,365m 면적: 373,099㎡ 형태: 말굽형

 

 

가세오름
별칭: 가사악(袈裟岳). 가사봉. 가시악(加時岳)


위치: 표선면 토산리 산 2번지
표고: 200.5m 비고: 101m 둘레: 2,365m 면적: 373,099㎡ 형태: 말굽형 난이도: ☆☆


가세는 가위의 제주 방언이다.오름의 형세가 가세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며 한자로 가사봉(袈娑峰)이나 다른 뜻의 가사악(可沙岳)으로 표기를 한다.

모양새를 두고서 가위로 표현은 하였지만 이를 합리화 시키는 데는 다소 한계가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풍수지리설의 가사장삼형을 통하여 가사봉(악)으로 표기를 했는데 외형과는 무관한 내용이다.

행여 외형상을 두고 가세를 운운했다면 봉우리 두 개가 손잡이 정도로 여기겠지만 현장이나 근처에서 느끼는 가위의 모습은 발견하기 어렵고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봉우리에서 바라볼 때 비슷한 모양새를 확인할 수가 있다.
 
가세오름과 토산봉(망오름) 사이에는 알오름인 북망산이 있다. 멀리서 볼 때 길고 큰 산 체가 이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가 다른 독립형 소화산체들이다.

또한 가세오름 자체도 봉우리가 두 개로 나눠졌으며 정상은 남쪽 봉우리이고 정상부 옆의 등성에는 이동통신 기지국이 세워졌다.

 

두 등성 사이에 경방 초소가 있으며 가세오름에서 유일한 전망 터이다.흥미로운 사실은 말굽형의 가세오름 굼부리가 벌어진 서쪽 방향으로 새끼오름들이 있는데 저마다 명칭이 붙어있다.

보통은 알오름으로 여기겠지만 이들은 각각 염통오름, 족은염통, 월지봉(달모루), 숨골왓, 진동산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 새끼 오름들을 다 만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렇다 할 탐방로가 없으며 숲과 덤불이 가로막고 있어서 진입이나 전진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진입을 하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은 만큼 어차피 제주의 전 오름을 만나는 목표라면 결국 전투형으로라도 점령을 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녹음이 짙고 가시덤불이 춤을 추는 시기보다는 이른 봄이나 초 경울 정도에 만나보는 것이 무난하다.현재 오름 능선의 일부는 목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경방 초소가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산 체에 비하여 전망이 없는 때문인지 이렇다 할 산책로조차 없다.

소들이 지나다니면서 파헤쳐 진 곳이 길이 되었으며 굽이굽이 돌아서 다닌 소떼들의 영리함을 찾아볼 수가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산책로 정비가 잘 이뤄진 토산봉이 있는 때문인지 아니면 우(牛)군들의 터전으로 양보를 한 게 이유가 될까. 표고가 200.5m이고 비고(高)는 그 절반인 101m로서 균형이 잘 잡힌 말굽형 화산체로써 서향의 말굽형 화산체이다.


사유지를 포함하고 있는 산 체이면서 딱히 주차장이라고 할 시설은 없기 때문에 도로변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목장 입구로 가면 초입지가 나온다.

입구에 오름 관리 단체 지정 안내판이 세워져 있을 뿐 이곳에 관한 내용을 담은 표석조차 없다. 오름으로서의 가치나 일반인들을 위한 탐방 시설보다는 목장에 더 비중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오르미들이 다녔던 흔적 아니면 소들이 지나다닌 곳을 따라가는 것이 전부이다.

봄이 열리면서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주인을 만나지 못한 고사리들은 풀숲들과 어우러져 진행에 방해를 한다. 방향 감각과 능선의 적당한 경사를 따라 오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탐방로가 없는 데다 혼자이기에 상의나 합의조차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때문에 단숨에 치고 오르려 했지만 방향도 그렇고 만만치 않은 경사 때문에 여의치가 않다.

 

숨을 고르면서 갈 길을 찾을 겸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매오름과 주변 풍경이 보인다. 약한 샛바람이 불어오면서 서 있는 동안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고 푸름으로 펼쳐진 세상은 마음까지 상쾌하게 해준다.

예상대로 소떼들이 지나다니면서 파헤쳐 진 흔적이 길로 변한 모습이 확인이 된다. 이런 흔적을 따라 집중호우 때 물이 흐르면서 추가로 변화가 이뤄진 게 맞는 것 같다.

어쩌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역시 이 길을 따라 오르곤 했을 것이다. 굽이굽이 능선의 적당한 곳으로 이어지는 흔적을 따라 오르니 마침내 시설물이 보인다.

경방초소가 있고 평상과 벤치들이 만들어져 있다. 가세오름에서는 유일하게 ​전망이 트인 장소이기도 하다. 평상에 앉아 멀리부터 가까운 곳을 바라보니 별천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풍경이 선명하지 않으면 어떠하리. 이따금 봄바람이 불규칙적으로 불어오며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산이든 오름이든 오를 때는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만 오르고 나면 그 에너지는 두 배가 된다.

개민들레가 지천에 피어나 눈길을 끈다. 생명력과 자생력이 뛰어난 외래종 민들레인지라 조심스럽기보다는 옮기는 발길에 스쳐도 시치미 뚝 잡아떼었다. 

정상부로 가기 위하여 이동을 하다가 이동통신 기지국을 만나게 된다. 자연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겠지만 문명의 이기라 할지라도 편리와 편의를 위하여 자신의 심장을 선뜻 내어줬다.

이 지점에서 맞은편으로 나란히 이어지는 봉우리가 보인다. 봄을 맞아 풀숲들이 길의 흔적을 가리려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식별이 가능하다. 조금 더 들어가니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다행히도 재선충병을 이겨내 모습이라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떨어진 솔잎마저 당당하게 보인 것도 이 때문이었으리라. 그나마 백(back)코스가 아닌 것은 행운이다. 경사를 따라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내리막의 여유를 느낀 것일까. 영역이 정해지지 않은 숲을 두고서 자유스럽게 나래를 펼치는 덩굴식물들과 줄기를 뻗는 넝쿨들이 춤을 춘다.

빽빽하게 숲을 이룬 사이를 따라 가노라니 비로소 탐방으로서의 깊고 그윽한 맛을 느끼게 된다. 잘 익은 동치미 국물 한 술을 떠서 느리게 마시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