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걷는다(5)"..사랑과 낭만의 길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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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걷는다(5)"..사랑과 낭만의 길을(1)..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6.12.04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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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입성기)남원포구-쇠소깍,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작품

 

 

올레걷기를 시작한 후 몸에 변화가 생겼다.
몸이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주올레 5코스를 걷는 동안 나는 여전히 천천히 느리게 걷고 싶었지만 몸이 느리게 가기를 싫어했다.

덕분에 쓸데 없는 휴식시간은 사라지고 걸음걸이는 더욱 빨라졌다.

몸이 어서 가자고 서두르는 것이었다.

올레5코스는 그래서, 늘 밝은 시간에 도착하고픈 희망대로 5시간30분만에 코스걷기를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올레를 걸을 때는 절대로 실수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다짐했건만 이번에도 치명적인(?) 두 가지의 실수로 더 큰 낭패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아침 일찍인 오전 8시20분 쯤 집에서 나온 나는 남원포구로 열심히 달려갔다.

오전 9시 20분경 남원포구에 도착한 나는 5코스 출발 스탬프를 찍으려고 하는데..
아뿔사..

올레수첩을 집에 놓고 온 사실을 알았다.
1시간이나 더 걸리는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올 수도 없고..
무작정 올레사무소를 들어가 사정을 얘기했다.

아침 일찍 출근한 듯..
친절한 올레사무소 안내원은 “인증사진을 찍어 놓으라”며 일단 안심을 시키더니..
“하얀 백지에 스탬프를 찍고 올레수첩에 붙이면 된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곳 사무실에서 올레지도와 후원캠페인 브로셔를 얻고 보니 그곳에 하얀 여백이 있어 “여기 찍어도 되느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얘기해 줘 조금 안심이 됐다.

난 사무실 밖에 있는 스탬프를 3개나 찍어 놓았다.
혹시 수첩에 안맞을까.. 하여서다.

그리고 드디어 낭만의 길, 너무나 아름다운 5코스에 뛰어 들었다.

 

이날 두 번째 실수는..
겨울옷이었다.

어제(12월2일)는 꽤 추웠고,,
날씨를 찾아보니, 12월3일 올레를 걷는 날은 오전에는 추웠다가 오후가 되면 풀린다는 예보였다.
하지만 이날(3일) 아침 제주시 날씨는 조금 추워서 나는 아예 겨울옷을 입고 출발했던 것이다.

올레길 걷기에 나선 후 오전 10시가 지나자 더워오기 시작했다.

제주도 남쪽이고 감귤이 가장 맛좋기로 유명한 남원에서 쇠소깍까지..
항상 따뜻한 곳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

걷는 내내 더워서 한참 혼났다.

지난 4코스는 올레코스중 가장 길다고 해서 저녁까지 추위에 떨면서 걸었지만 14,2km라는 거리는 사실 4코스보다 10km정도를 덜 걷는 코스라 마음의 부담이 훨씬 적었다.

올레5코스가 ‘낭만적인 길’인 것은 바다와 마을이 연이어 이어지면서 주는 평안함 때문이었다.

 

가는 곳마다 장관이었고 움직이면 곧 또 다른 제주바다의 아름다움이 펼쳐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서 카메라를 놓아둘 수가 없었다.

하나의 길을 지나면 또 다른 모습, 또 하나의 길을 지나면 다른 아름다움이 나타나 보느라, 감상하느라, 정신없이 만드는 구간이었다.

한가지도 버릴 게 없는 코스였다.

특히 멀리 보이는 서귀포 앞바다의 섬들이 보일 듯 말 듯 하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그 광경도 그림처럼 예뻤다.

사진을 수도 없이 찍게 만들었고 이곳에서는 수천장, 수만장의 그림이라도 만들 수 있는 코스가 단연 압권이었다.

5코스의 첫 모습은 작은 포구에서 바라보는 먼 바다의 색깔부터 눈을 사로잡았다.

남원포구를 지나자 처음 눈에 띈 사람은 오징어를 말리려고 잘 손질된 오징어를 말림줄에 널고 있는 상인이었다.

1코스에서 본 오징어를 이곳에서도 보았다.

“수고하십니다..” 하고 지나가는데 “안녕하세요..” 라고 답해준다.

 

 

이어진 코스는 명언들을 돌에 새긴 남원읍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일명 남사모(?))이 만든 문화의 거리였다.
벌써 사람들이 모여 시끌법석하게 사진들을 남기려고 줄을 서 있을 정도였다.
좋은 시들과 명구 명언들이 즐비했다.

글의 아래쪽에는 이름들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회원들이 스스로 뽑은 기억에 남는 글들 같았다.

이곳을 지나자 곧 큰엉해안으로 이어진다.

큰엉해안은 기암괴석이 즐비한 곳으로 올레꾼이 아니어도 태평양 바다를 굽어볼 수 있는 곳이라 자주 다녔던 곳이다.

그런데 늘 올레길이 궁금했었다.

올레길을 따라가면 더 멋있는 곳이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큰엉해안길 올레는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쉴 곳도 많았고 볼 것도 많았다.

바다를 향해 흐드러진 꽃들은 물론 추장얼굴이라든가 호랑이 얼굴이라든가 하는 자연산 괴석이 눈을 사로 잡았다.

사진으로 남기려고..찍고 또 찍고..
그곳을 나오니 나무로 만든 사각정자가 보이고 그곳에는 앙증맞은 올레우체국이라는 빨간유체통이 놓여 있었다.

큰엉은 과연 제주에서의 낭만을 전하는 남원이라는 고을의 얼굴임에 틀림없다.

그 다음 오솔길은 호젓한 들길처럼..대나무숲이 나왔다가 나무숲이 나왔다가 하며 걸음걸이를 가볍게 해준다,

 

이어지는 바닷길코스..
이곳에서는 멀리 섭섬이 보이는 곳이다.
돌길따라 삼천리..?


돌밭을 걷는 올레코스는 제주밖에 없으리라..
이 바닷길 올레는 당초 길을 만들 때 걱정이 많았던 듯.. 초행길 올레꾼들을 위해 한곳에 3-4개의 안내표시가 된 곳도 있었다.

감국이 흐드러진 길을 나서자 용천수라고 쓰여진 바다마을로 들어섰다.

 

위미3리 태웃개

마을안내판에는 신그물이라고 소개돼 궁금증을 풀어줬다.
깨끗하고 풍부한 수량으로 유명한 이곳은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였다고 소개돼 있었다.

이어 다시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올레가 이어졌다.
억새가 분위기를 더 살려주는 곳.
돌이 놓여있는 모습들이 장난이 아니다.
자연이 만들어 우리에게 선물해 준 곳이다.

그곳에는 철새들의 낙원도 몇 군데 있었다.

 

5코스 곳곳에는 이름 모를 새들은 물론 청둥오리떼는 물론 백로 등 많은 새들이 서식하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포착돼 신비로웠다.

돌 반 새 반이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한라산이 보이는 마을쪽으로 들어섰지만 아마 양식장 공사로 쓰일 물건인지가 땅에 가득 막고 서 있어서 아름다운 남쪽 한라산을 제대로 촬영할 수 없었다.

공사판이 한라산을 막고 서 있기 때문이었다.

이곳을 지나자 다시 바다로 이어지는 올레코스..
카메라만 들이대면 그림이 된다.

 

수산연구원 건물을 지나자 드디어 5km구간이라는 표시와 만났다.
남은 거리 9.2km..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자마자 동백나무군락지가 나타났다.

이런 곳에 동백나무군락지라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마을안으로 들어서니 아름드리 동백나무들이 진짜 빽빽하게 서 있었다.

이 동백나무군락지 끝지점에 가니 중간스탬프 포스트가 있었다.

스탬프를 찍은 시간이 11시30분경이었다.

 

이제 겨우 2시간 정도를 걸었을 뿐인데 엄청나게 많은 것을 보고 온 느낌은 무엇일까..

나는 스탬프를 찍고나서 마을안 정자에 앉아 한참 쉬었다.

마을이 너무 평안해 보였기 때문이다.
마을안에서 보는 한라산도 너무나 웅장했다.
마을의 집과 감굴나무가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다시 길을 따라 나서니..
중간중간 아름드리 나무들이 보이고,..다시 바다로 이어지는 올레길이다.

어떻게 이런 곳이 있을까 할 정도로..
5코스의 바다는 조금이라도 쉴 정도의 마음의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여기도 찍어야 하고 저기도 찍어야 하고..

바다올레길은 이날 날씨까지 좋아 억새와 바다빛깔과 꽃과 돌과 파도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풍광의 장관을 연출했던 것이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자연명화같은 아름다움을 보여 주었다.

 

드디어 위미항에 도착하니..
이곳에서는 방파제 공사가 한창이었다.

동산을 내려가자 조배머들코지라는 이름이 붙은 작은 호수가 있었다.

한번 빙 돌아보니..(코스가 그렇게 이어져 있었다)
작은 명품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곳 정자에 한 올레꾼이 앉아 쉬고 있었다.
서로 인사하고 이곳을 지나쳤다.

이날은 올레꾼이 아주 많았다.

 

홀로 걷는 사람도 많았고 둘이서 걷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젊은 사람 나이먹은 사람들..
이들 모두 이곳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리라.

이어진 위미마을을 지나 다시 바다쪽으로 들어가니 곧 고망물(구멍에서 나오는 물)이라는 표지가 보였다.

일종의 제주도 샘물이다.
예전에는 이곳이 식수로 사용했을 듯 한데..지금은 어떨지..

위미1리마을을 지나니 포구로 향하는 길로 들어섰다.
커다란 소나무가 우뚝 서 있었다.
마을안쪽에 이 큰 소나무가 있어 자세히 보니 마을보호수였다.

포구 끝에서..
‘어머니의 숨비소리 세계를 품다’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축하 현수막이 걸려있는 곳에 도착했다.

잠시 쉬려고 커다란 해녀상이 있는 정자에 앉았는데..
저쪽에 감귤무인판매대가 놓여있고 관광객들이 돈을 놓고 사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이곳에서 아침에 준비한 김밥을 먹기로 했다.


이곳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과자도 먹으면서 여유를 부렸다.

 

 

 

 

 

 

 

 

 

 

 

 

 

 

 

 

 

(2부에서 계속..)

(사진과 내용을 2개로 나눠 올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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