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나도 갈 수 있다.."(11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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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나도 갈 수 있다.."(11차)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17.01.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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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종주기)11차 ‘세 개의 북도가 만나는 길’

 

11차 ‘세 개의 북도가 만나는 길’

1. 개요

- 일시 : 2016년 12월 17일 토요일 맑음
- 산행코스 : 덕산재→부항령→백수리산→삼도봉→삼마골재→물한계곡하산(마루금 : 13.7km + 연결구간 : 5.1km = 총 18.8km / 8시간 13분)


 

 

이번 11차 대간길은 수많은 삼도봉 중에서도 역사가 깊고 정상에 삼도의 만남을 상징하는 용조각상까지 있는 경상북도, 전라북도, 충청북도 이렇게 3개 북도가 만나는 산을 오르게 된다.


길고 힘들었던 길의 끝에서 만난 삼도봉은 큰 감동을 주었기에 이번 길의 이름을 ‘세 개의 북도가 만나는 길’로 정했다.

 

2. 길 따라 가다보면

 

올해 마지막이 될 11차 대간길... 지난 6월 처음 대간길을 시작할 때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이렇게 무사히 열 번이 산행을 마치고 올해의 마지막까지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침 7시에 도착한 양재역은 아직도 어둠이 남아있고 서너대의 관광버스가 등산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 멀리 파란색의 우리 차를 보니 반가운 마음~^^. 버스에 올라 정든 대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오늘도 날씨는 산행을 하기에 좋을 정도로 영상의 기온이다. 1000미터 이상의 고봉에는 아직 눈이 녹지 않고 있을 것 같아 아이젠과 스페츠를 준비해 갔는데 다행히 꺼낼 일이 없었다.


출발지에 도착하니 시간은 10시15분. 간단히 기념촬영을 마치고 출발했다. 이번 길에 대해 홍 대장님이 초급수준이라고 하셨는데... 나에겐 쉽지 않은 중상급 코스였다. ㅎㅎ 그리고 길이 험하지는 않지만 워낙 거리가 있기 때문에 8시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말씀.

 

지난 번 산행에서 너무 고생을 했던 터라 걱정이 앞섰다. 최근 연말 송년회에 술도 많이 마시고 피곤하고... ‘끝까지 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차가운 겨울산을 8시간 이상 걸어본 적도 없어서 감기에 걸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크고... 그래도 ‘산행 끝내고 며칠 아프면 되지!’ 하고는 길을 나섰다.


이번 11차 대간길은 처음부터 가파르게 산을 올라야 한다. 이렇게 20여분을 오르면 능선이 나타나는데 홍 대장님 말씀대로 평지처럼 느껴질 정도로 완만한 길이 오래 이어졌다. 그래도 워낙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길이 많다보니 지난 번 산행 이상으로 힘이 들었다~ㅋ


이번에도 중간팀에는 백마형님과 금천도랑님, 금선어님. 조현순님. 해미랑님, 맥가이버님, 산장님 등 9명이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게 됐다. 오래간 만에 산행에 참석한 산장님이 이번엔 많이 힘들어 하셨다....

 

이런 팀의 구성은 점심시간까지 이어졌는데.. 그 이후론 해미랑님과 금선어님이 우리를 버리고 앞서 가는 바람에~ 우리는 후미가 되고 말았다는...^^


이번 산행이 오랜 시간이 예상되어 이번엔 후미팀도 빠르게 속도를 냈다. 우리가 잠시 쉬고 있느면 어느새(?) 뒤에서 목소리가 들리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출발하고... 이렇게 몇 번을 되풀이했나보다.


점심을 먹기 위해 장소를 찾다보니 선두가 햇빛 따스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느니 와서 함께 먹자고 했다. 그래서 우리도 서둘러 식사장소를 향해 가보니 제법 넓은 곳에서 선두팀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시간은 오후 12시 15분이다.

 

우리도 적당한 자리를 찾아 자리를 깔았다. 저마다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내놓고 반찬도 나눠먹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산장님이 직접 계란프라이를 해서 나눠 주셨는데 8개는 돼 보였지만 사람들이 많다보니 인기가 많아 나는 먹지 못했다는... 그러자 산장님 왈~ “계란 한판(30개?)는 가져와야겠어요~” 하신다.


오두 웃음~ 우리가 자리를 잡고 막 식사를 하려할 때 어느새 후미팀이 따라와 오래간 만에 선두와 후미 모두가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게 됐다.


선두가 떠난 후 식사를 마치고 우리도 길을 나섰다. 5분 정도 가다보니 갈림길이 나온다. 하나는 산 위로 올라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우회하는 길. 우린 리본이 많이 달린 왼쪽 산등성이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5분 정도 헉헉대며 올라가고 있는데 백마님 무전으로 ‘오른쪽 길로 우회하세요’하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하지만 이미 한참 올라온 우리는 계속 고~!


기백은 좋았지만 길은 힘들었다. 그렇게 한 10분 정도를 더 가파르게 올라갔다. 오후 1시 15분에 산 정상에 오르니 백두대간을 알리는 푯말이 서있다. 우리는 “이 길이 진짜 대간길이야!” 하며 큰 소리를 친다. 듣는 사람은 우리뿐이었지만~^^


산 정상에서 돌아 내려가려고 하니 등달에 하얀 눈이 녹지 않고 쌓여있었다. 오늘 산행에서 처음 보는 눈길인 셈이다. 반갑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한 묘한 기분... 조심조심 내려가니 눈길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로도 가끔 눈길을 만나게 됐지만 아이젠을 신어야 할 만큼 많은 눈이 쌓여있거나 얼어있는 길은 없었다.

 

15분 정도 내려가다 보니 바로 앞에서 선주님의 모습이 나타났다. 우리보다 늦게 식사를 마치고 출발했는데 우회로를 통해 우리보다 먼저 앞서게 된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누고 조금 더 가니 이번엔 누구도님이 바위 위에 올라 저 멀리 풍경을 바라보고 계신다.


이렇게 중간팀이었던 우리는 후미와 한 팀이 되어서 걷기 시작했다. 이렇게 15분 정도 더 올라가 1시 30분에 우리는 중간 목표점인 백수리산 정상에 도착했다. 백수리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저 멀리 삼도봉과 그 왼쪽의 민주지산이 보인다.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었다. 간단한 기념촬영을 마치고 다시 전진...

 

백수리산을 내려와 다시 오르고 또 내려가는 길이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에 힘이 빠지고 이번 길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삼도봉이 가까워 지고 있었다.


1시간 40분을 더 걸었을까 오후 3시10분에 능선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나무다리를 만났다. 주변을 살펴보니 물기가 있는 늪지대 갔았다. 그래서 그 위를 편하게 지나도록 나무 다리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주변의 경관과 멋지게 어울린다. 이곳을 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사진으로 추억을 남긴다. 그 때 뒤에서 누구도님의 모습이 보인다.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어 드리고 다시 출발~^^


누구도님은 요즘 사진찍는 재미에 푹 빠지신듯 하다. 전에도 사진 찍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오늘은 시야가 탁 트인 포인트를 발견하면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 바위 위에 올라라기도 하고 계단 위에 잠시 멈춰서기도 하고... 덕분에 멋진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으니 고마울 뿐이다.^^

 

이번 산행에서 백마님은 ‘매의 눈’을 발휘해서 저 멀리 보일락 말락한 우리 대원들의 모습을 기가막히게 찾아냈다. “아, 저~기 해미랑님이랑 맥가이버님이 가시네~” 하는데 난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마찮가지인 모양이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시력이 이렇게 뛰어나다니 모두가 감탄을 할 뿐이다.


백마형님은 여러 가지로 우리 중간팀 일행을 놀라게 한다. 지난 번 산행때는 장염에 걸려서 고생하는 현순님의 배낭을 거뜬히 메고 가는 노익장(?)을 과시하더니 오늘은 젊은 사람도 부러워 할 뛰어난 시력을 보여준다. ㅎㅎ


삼도봉의 정상에 거의 다다를 즈음 녹초가 되었는데 계단을 걷다가 누구도님이 뒤를 돌아본다. 나도 잠시 서서 뒤를 돌아봤다. 누구도님은 “저 멀리 우리가 걸어온 길이 다 보이네요”하면서 가리키는데 덕유산의 봉우리들이 굽이굽이 펼쳐진 모습이 장관이었다. 그 길을 두달여에 걸쳐 걷고 또 걸어온 것이다.

 

앞을 보면서 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왔던 길을 뒤돌아보며 잠시 감회에 젖는 것도 꽤 운치가 있었다. 이렇게 질리도록 바라보고 싶었지만 벌써 시간은 오후 4시 20분이다. 산 길은 오후 5시만 되면 해가 떨어지니 풍경을 즐기고 있을 여유가 없는 것이다.


10분을 더 올라가니 드디어 삼도봉 정상을 만난다. 정상은 비교적 널찍하게 잘 정비돼 있었다. 돌로 만들어 놓은 용조각이 인상적이었다. 세 마리의 용이 커다란 여의주 하나를 갖이 입에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이 조각돼 있었다.


정상 바로 밑으로는 평지가 있었는데 2대의 텐트가 설치돼 있었다. 비박을 하려나 했더니 그곳에서 올라온 산악인이 바로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맥가이버님에게 들으니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비박을 한다고 했다. 
 

 

우리는 또 30분여 후에 하산길에서 젊은 산악인 3명을 만났는데 커다란 배낭을 내러놓고 잠시 쉬고 있었다. 이미 해가 져서 어두운 상황에서 그 청년들은 삼도봉 정상에 올라 비박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정상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 우리가 대답을 해줬다.


산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하산길. 시간이 늦은 관계로 우리는 발길을 서둘렀다. 그렇게 20여분을 내려가니 백두대간에서 목적지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물을 마시고 귤을 나눠 먹고... 마지막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


이번 하산길은 지난번에 비하면 아주 훌륭한 편이었다. 두세명이 함께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폭이 넓었다. 그래도 잔돌이 많아 조심해야 했지만 이 정도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다행히 해가 완전히 저물지 않아서 희미한 가운데 계곡의 흐르는 물도 구경할 수 있었다.

 
   
이곳 계곡은 물이 맑고 길기로 유명한 곳인데 여름에 왔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아쉬운 데로 희미한 모습이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간간이 계곡물을 건너면서 우리 일행은 목적지를 향해 내려갔다.


5시40분이 되면서 우리는 헤드렌턴을 켜야했다. 캄캄한 길에 렌턴으로 길을 밝히며 걸었다. 뒤에서 나타난 선주님은 또 하산길의 저력을 발휘하신다. ^^ 어느새 내가 제일 마지막이 됐다.


8시간 넘게 긴 산행을 했더니 다리가 아프다... 그러나 속으로는 참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늘 산행을 오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었다. 연말 모임도 많고 술도 많이 마시고 해서 체력이 바닥이었기 때문이다.


또 추운 겨울산행을 잘 안해 봤기 때문에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날씨도 그리 춥지 않았고 끝까지 완주를 했으니 말이다.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줬다. “오늘 난 인간승리였어!” ㅎㅎ

 

6시20분 식당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영해준다. 이렇게 늦었는데도 기다리기 지루했을 텐데 ‘꼴찌에게 박수를’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다. 이 훈훈한 정을 어찌하란 말인가?^^


특히 오늘은 현상님의 생일이자 17기의 2016년 마지막 산행이다. 그래서 대장님이 두 개의 케이크를 준비해 오셨다. 하나는 현상님의 나이를, 또 하나는 17기를 상징하는 초를 꼿아 넣었다. 모두 ‘해피 버스 데이 투유~~’ 축하의 노래를 부르고 화기애애한 파티가 벌어졌다.^^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우리는 또 내년 첫 산행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식을 들었다. 이 대장님이 우리의 2회차 산행에서 발견한 산삼으로 만든 산삼주를 다음 신년산행 때 같이 마시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지리시세님이 갖고 있는 산삼주 2병을 더 내주신다고 했다. 거기에 제주에서 공수해온 방어회까지... 이렇게 인심이 넘치는 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우리는 모두 행복한 웃음으로 2016년 마지막 산행을 멋지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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