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걷는다(15)"..'행복의 길'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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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걷는다(15)"..'행복의 길'을..(2)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7.02.28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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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5코스 탐방기)한림항-고내포구,평화로운 아름다움이 공존

 

 

(1번에서 계속)

 
 
 
 
 

 식사를 하고 나와 찾은 곳은 이 지역의 명물..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금산공원이었다.


지난 1993년 8월 천연기념물 제375호로 지정된 금산공원은 33,980평방미터에 이르는 면적에 난대림식물 2백여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곳이다.
공원 안에는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된 마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포제청이 있다.

제주 납읍리 난대림지대(금산공원)는 입구부터 보는 이의 눈을 자극하며 경이롭게 만든다,
전에도 몇 번 와 본 곳이었지만 환경적으로도 이곳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데크를 통해 왕래하도록 된 이 난대림지대는 이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상징하듯 납읍초등학교 학생들이 쓴 예쁜 글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길은, 포제당을 중심으로 한번 빙 돌아나가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포제당 안내판에는

‘제주도의 마을제는 남성들이 주관하는 유교식 마을제인 포제와 여성들이 주관하는 무속식 마을제인 당굿이 병존하는 것이 특색이다.
납읍리는 전통적인 유림촌으로 마을의 모든 민간신앙의례는 유교적 색채가 강하다‘
고 소개하고 있었다.

포제단이 있는 곳은 정낭 세 개로 막고 있었지만 나는 사진을 찍기 위해 정낭 하나를 내리고 들어가 보기에도 엄청난 소나무를 바라보며 포제당 사진을 찍었다.

이곳을 나오면서 다시 보니 울창한 산림이 주는 그 신비로움에 넋을 잃을 정도로 웅장한 곳이었다.

이곳을 나와 금산공원 입구에 있는 납읍초등학교 정문 옆에는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가 지난 2001년 제1회 '아름다운 학교를 찾습니다'라는 사례공모전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학교로 선정됐다는 표지판이 서 있었다.

이제 11km 지점이다.
이 길을 따라 내려오는 납읍리 또한 전형적인, 포근하기만 한 시골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특히 효도시범마을이라는 표지석 옆에는 '납읍의 노래(문상률 작사, 이동수 작곡)'비가 서 있었다.

이 마을의 노래 표지석은 그동안 많은 마을을 돌아 봤지만 어는 곳에서도 본 적이 없어 특별했다.
주민들이 얼마나 마을을 사랑했으면..

그리고 그 옆에는 각종 기념품을 파는 무인판매대가 놓여 있어 특이했다.
이 무인판매대에는 이곳에서 만든 작은 기념물들을 팔고 있었다.

다시 동네 마을길을 따라 가다보니 공동정호(새못)라는 연못이 나타났다.
이 연못은 1973년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까지 사장물과 함께 마을 공동식수로 사용한 곳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보기에도 참 탐나는 우물이었다.

 

 

이제 남은 거리는 6.5km.
마을길을 다 지나자 백일홍길이라는 조그만 골목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오르니 과오름이다.
과오름은 곽지오름 또는 곽지악으로 부르다 말하기 쉽게 과오름으로 부르게 됐다는 곳이다.


하지만 올레코스는 오름 정상으로 안내하지 않고 옆길을 따라 계속 오르도록 이어지고 있었다.
오르고 또 오르고 계속 오르막길인 길을 한참을 걸어올라 다시 내려오는 길로 나서니 오름의 끝이었다.

 

 

 

과오름을 지난 올레길은 다시 종점을 향해 들길로 안내한다.
이 길을 따라 대로변으로 나오니 '주민의견 무시하는 행정당국은 각성하라'는 현수막이 보였다.


LNG 공급배관 매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걸어놓은 것이었다.
도시가스는 제주도민에게는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왜 주민들이 무시당한다고 하는 것인지, 왜 행정당국에 대해 각성하라는 얘기를 들어야 하는 것인 지가 늘 궁금하다.
꼭 필요한 시설이라면 설득과 제대로 된 협상은 반드시 필요할 일일 텐데도 말이다.

현수막이 붙은 앞길을 따라 올레는 다시 들길을 향해 가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이 길에 들어서자 평화롭고 호젓하기 만한 이 들길 위에서 우리는 기념사진을 찍기로 했다.
수빈이와 예빈이가 너무 대견스러워 사진으로 꼭 남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둘님은 "부부가 미국 서부여행을 15일간 떠난다"며 "앞으로 2주간은 올레걷기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전해줬다.

그렇게 기념사진을 남긴 이 들길은 긴 구간이었지만 걷는 이에게 평화로움을 주었다.
걷다 보니 드디어 15km 지점이 나타났다.


올레표시로는 1.6km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거의 다 걸은 셈일까 했는데..


조금 더 걸어가니 이번에는 3.5km가 남았다는 표시가 다시 나타났다.
헷갈리는 순간이었다.

 

고내봉길을 따라 걷는데 지친 우리는 7개체 이상의 노루들이 가족인 듯 떼로 다니는 모습을 보며 이곳에서 다시 쉬어가기로 했다.
노루떼는 가족인 듯 오름동산 위에서 우리를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걷기 시작하자 곧 고내오름(고내봉)입구가 나타났다.
우리가 걸어야 할 마지막 구간이다.


하지만 고내오름도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가 아니었다.
올레길은 오름을 스쳐 지나가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우리는 마을길을 따라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따라 종점을 향해 다시 걸었다.
고내리 마을을 따라 해안가로 향해 가니 드디어 종점에 다다랐다.


고내포구가 보이는 곳에 오롯이 서 있는 포스트에서 종점스탬프를 찍은 시간은 16시44분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걸었다는 느낌이었다.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나는 걷는다(제3권)’의  모래바람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국도에 들어서자 용기가 사라졌다.

둥근 산 정상에 있는 하얀색의 시멘트 표지판에는 3981km라는 끔찍한 수치가 검정색으로 적혀 있었다.


이 312번 국도는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긴 도로이기도 하다.
상하이와 카자흐스탄의 국경을 연결하는 도로는 이곳에서 5000km가 넘는 구간을 연결한다.


목적지인 시안은 이 언덕에서 1000km가 조금 넘는 거리에 있다.


믿을 만한 지도를 찾지 못해서, 대충 고른 지도 세 개를 배낭에 넣었는데, 이 자료 가운데 하나가 잘못되었기를 바랐다.


처음 지도는 2400km, 두 번째 지도는 2650km라고 나와 있었다.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이 수치를 절망적으로 들여다 보면서, 그래, 세 번째 지도는 제대로 되어 있을거야, 하며 확신했다.


세 번째 지도에 적힌 숫자는 2900km였다.


9세기까지 중국 제국의 수도이자, 실크로드의 종착점이었던 시안과 나 사이의 거리였다...(중략)..실크로드를 걷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내가 예순 네 살이라는 것을 자각했다.


..(중략)..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3년전 이스탄불에서 출발한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표지판의 하얀 바탕 위에 검정글씨로 3000km이상의 거리가 적혀있는, 도저히 접근할 수 없을 것 같은 시안에, 걸어서 가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올레를 걷는 송헌 김형권은 이번에 제주도에 중요한 하나의 모티브를 주고 갔다.
몸펴기생활운동본부를 제주도에도 하나 만들기로 한 것이다.


몸의 혁명이라 부르는 이 몸펴기생활운동은,사람의 몸에 대한 오랜 연구 끝에 국민생활운동을 펼쳤던 이범선생이 창안한 운동법이다.

송헌은 "제주도에 마침 교사로 일하고 있는 사범님이 계시다"며 이번에 장은실 선생님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었다.

본지는 오는 3월7일(화요일) 저녁에 회사에 임시로 마련한 공간에서 장은실 사범을 모시고 이 운동법에 대한 첫 모임을 갖기로 했다.

그동안 길지는 않았지만 환경언론을 해 오면서도 늘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제는 개인적인 운동법을 통해 각종 스트레스 등으로 약해지고 늙어가기만 하는 우리의 몸을 살리는 일에도 매진하게 될 전망이다.

앞으로 진행되는 새로운 건강법, 몸펴기생활운동에 참여하신다면 누구든 환영해 맞이할 생각이다.

 

 
 

제주올레는 걷기 전과 걷고 난 후의 감상이 전혀 다르다.

처음에는 망설이다가, 나중에는 미소가 터져나오는..

뭔가 하나 해낸 것 같은 것은 느낌이 드는 건..올레를 걸을 때마다 종점에 도착하면 늘 겪는 과정처럼 뿌듯함을 준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차곡차곡 하나씩 채워간다는 느낌..

올레는 항상 그런 기다림으로 남는다.

다음에 걸어야 할 도전코스는 올레16코스다.

이곳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제주올레지도

▲ 제주올레전도(제주올레홈페이지)

 

다음은 그동안 걸었던 올레코스를 정리한 내용이다.(하지만 시간은 거의 모든 코스를 1-2시간 정도는  더 걸었다고 본다)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
시흥초등학교 - 광치기해변
15km, 4~5시간

2코스 광치기-온평 올레
광치기해변 - 온평포구
14.8km, 5~6시간
보통

3코스 온평-표선 올레
온평포구 - 표선해비치해변
21.3km, 6~7시간
어려움

4코스 표선-남원 올레
표선해비치해변 - 남원포구
22.9km, 6~7시간
어려움

5코스 남원-쇠소깍 올레
남원포구 - 쇠소깍
14.4km, 4~5시간
보통

6코스 쇠소깍-외돌개 올레
쇠소깍 - 외돌개
13.9km

7코스 외돌개-월평 올레
외돌개 - 월평마을 아왜낭목
14.2km, 4~5시간
 

7-1코스 월드컵경기장-외돌개 올레
월드컵경기장 - 외돌개
14.8km, 4~5시간
보통

8코스 월평-대평 올레
월평마을 아왜낭목 - 대평포구
19.2km, 6~7시간
어려움

9코스 대평-화순 올레
대평포구 - 화순금모래해변
7.5km, 3~4시간
어려움

10코스 화순-모슬포 올레
화순금모래해변 - 모슬포항
15.5km, 4~5시간
보통

10-1코스 가파도 올레
상동포구 - 가파포구
5km, 1~2시간
쉬움

11코스 모슬포-무릉 올레
모슬포항 - 무릉생태학교
17.5km, 5~6시간
 

12코스 무릉-용수 올레
무릉생태학교 - 용수포구
17.1km, 5~6시간
보통

13코스 용수-저지 올레
용수포구 - 저지마을회관
14.7km, 4~5시간
보통

14코스 저지-한림 올레
저지마을회관 - 한림항 비양도 도항선 선착장
19km, 5~6시간
보통

14-1코스 저지-무릉 올레
저지마을회관 - 인향동 버스정류장
17km, 5~6시간
어려움

15코스 한림-고내 올레
한림항 비양도 도항선 선착장 - 고내포구
19.1km, 6~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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