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2공항 건설계획 파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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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 건설계획 파기돼야 한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7.03.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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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중국관광객 감소,명분.정당성 다 사라져..

 지난 3월4일(토요일) 김포공항의 한산한 모습
   

얼마전  서울로 갈 때 보니 주말이었지만 공항은 제주나 김포나 한산했다.
늘 단체관광객들로 붐비던 모습과는 전연 딴판이었다.
항공사 근무자가 더 많을 정도로 이용객도 크게 줄었다.
중국의 우리나라 사드배치에 따른 단체관광 금지조치후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제주 제2공항이 민간공항이냐 군사공항이냐에 대한 의문이 많아졌다.
관광객이 4,500만명에 이를 것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다는 이 공항은 이렇게 중국 관광객 감소로 한산해질 정도면 그 계획 자체가 의미가 없는 일이 돼 버릴 것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제2공항은 처음부터 군사공항으로 만들 속셈이 있었다는 사실은 정황상 알 수 있는 사실이었기도 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 국회의원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물었다.

"제2공항이 민간공항인지 아니면 군사공항으로도 함께 사용되느냐.."는 요지의 질문이었다.

이 당시 원 지사의 답변이 참 모호했다.

"저희들은 민간공항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 답변은 도지사가 군사공항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었다.

원 지사는 이처럼 제2공항과 관련 모든 의혹에 대해 늘 모호한 태도를 견지해 왔다.

"성산지역이 제2공항 부지로 확정된 것은 그때 중국에 출장중이라 전혀 몰랐다"고 한다거나 "제2공항은 국책사업이라 국가가 추진하면 우리는 반대해도 별 수가 없다"는 식으로의 답변을 계속해 왔다.


그리고 빨리 빨리 추진돼야 한다고 도지사가 나서서 서둘러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었다.
정부는 그에 화답이나 하듯 서둘러 모든 계획을 일사천리로 만들어왔다.

도지사는 마치 제주도는 정부의 속국이니 국가가 한다고 하면 따라야 한다는 식으로 밀어붙여왔다.
그동안 보여진 도지사는 이처럼 제주도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제주도의 진정한 미래를 위해 어떤 일이 가치있고 적정한 것인가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하겠다니 우리는 따라야  한다는 자세 또한 제주도를 대표한 도지사로서 옳은 자세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적어도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대한 명분을 찾아 도민에게 설명하고 도민의견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정부에 전달하는 의무도 도지사는 갖고 있다.
하지만 도지사는 늘 정부의 입장에만 있었지 도민을 향해 있지는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주말인데도 항공사 직원의 숫자가 더 많았다

제주도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여행취소가 11만명을 넘어섰고 크루즈 기항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앙의 경우도 같은 상황이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사라지니 관광하기는 질적으로 더 좋아졌다는 얘기도 있다.

지금 제주는 민간공항이니 군사공항이니 하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이,불리를 따질 게 아니라 의미없는 제2공항 계획 자체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더욱이 싸구려 단체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을 지양하고 질적관광, 즉 제주도가 진정 힐링의 도시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기고 갈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더 시급하다.

이처럼 제2공항 건설은 점점 명분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군사공항이 필요하다면 제주도민에게 정당한 요구를 해야한다는 점을 간과해 왔다.

국가안보를 위해 군사공항이 필요하니 만들게 해달라는 제주도민의 이해를 구하는 일이 먼저이지만 도지사를 앞세워 그들의 속셈을 숨겨 왔다.

그런 선행의 노력도 없이 도민들이 대대손손 평화롭게 살아온 터전을 없애버리겠다는 발상은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지난 8일 김방훈 부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제2공항은 순수민간공항으로 만든다"는 설명은 반대단체들로부터 "즉흥적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다.


더욱이 제주도정은 정부와 함께 도민을 계속 속이고 우롱할 게 아니라 정당한 사유를 들어 도민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일이 먼저다.

꼼수로 나라를 지킬 수는 없다.
국가를 위한 정정당당한 일이라면 누가 반대할 수 있겠는가.

 

국방부는 제주해군기지를 만들면서도 제주도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앞으로 제2공항을 계획하면서도 얼마나 또 제주도민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면 국방부는 제주도민에게 군사기지를 더 만들겠다는 요청을 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도 않다.

반대하면 잡아다 가두고 벌금을 물리고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구상권까지 청구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을 것인가.

제2공항은 정당성도 명분도 없는 일이 돼 가고 있다.

중국정부의 관광금지 조치는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에 매진할 것이 아니라 제2공항 포기수순을 밟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제주도의 진정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제주를 환경적으로 아름다운, 우리나라만이 아닌 세계인이 모두 찾는 그런 힐링의 섬으로 만들어가는 일에 머리를 써야 한다는 얘기다.

위기가 기회도 된다는 점에서 제주도는 가장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에 와 있다.

제주도를 위한 민간공항이 아닌, 공군이 추진하는 군사공항이 될 공산이 큰 제2공항 건설계획은 당연히 파기돼야 한다.

더 이상 제주도민을 우롱하는 일을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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