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두껍게 쌓인 낙엽위에 썩은 나무토막 하나가 드러누웠습니다.
썩어가는 나무토막에 눈길이 간 것은 무언가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칫 주변에 쌓인 낙엽들과 색깔이 비슷하여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칠 뻔한 버섯이 보입니다.
나무를 살짝 돌려보니 관광구가 벌집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벌집버섯'이라 불리는 모양입니다.
마침 지나가던 분들이 한 마디 던지고 갑니다.
"질겨서 못 먹겠네요."
그렇잖아도 도감을 뒤져보니 갓의 조직이 질겨서 식용가치가 없다고 나와 있더군요.
버섯이 사람들의 눈에야 먹을 수 있는 것인가 아닌가로 비춰지겠지만
숲에서 버섯은 각종 유기물을 썩혀 자연으로 돌려주는 "숲의 환경미화원" 역할을 하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쓰러져 누운 나무에는 노란 버섯이 송알송알 모여 돋아나고 있네요.
쟁반 혹은 접시처럼 동글동글한 이 버섯은 젤라틴처럼 부드럽습니다.
숲을 거닐다 보면 모양과 색이 다양한 버섯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버섯들을 관찰하는 것 또한 재미있는 경험이지요.
아 그런데 섞어가는 나무에 버섯이 아닌 새똥의 흔적이 있습니다.
어떤 새가 무슨 열매를 먹은 것일까요?
저 종자들은 이 나무에 기대어 싹을 틔울 수 있을까요?
(자료제공=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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