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도로는 제주 자연을 마구 난도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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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도로는 제주 자연을 마구 난도질하고 있다"
  • 김태홍
  • 승인 2024.05.0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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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비자림로와 금백조로의 추가 확장공사는 더 큰 환경 파괴를 불러올 것이다" 지적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제주녹색당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저감대책을 세운다고 해도 제주의 환경 훼손을 막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5월 6일 18명의 시민들이 비자림로 공사현장에서 이식된 나무들을 살피는 등 공사 전반에 대한 시민모니터링을 진행했다"며 "제주도정은 도로폭 축소를 비롯해 수십 쪽에 달하는 비자림로 환경저감대책을 약속하고 공사를 시작했지만 수천그루의 나무를 베고 천미천과 비자림로 지형을 파괴해가며 진행되는 공사 현장을 직접 둘러본 결과 환경저감대책은 결코 환경을 보전할 수 없음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모니터링단은 이식 수목들에서 고사한 수목들과 이름표를 잘못 붙인 수목들을 상당수 확인할 수 있었다"며 "팽나무들에 때죽나무, 보리수나무, 개서나무, 후박나무 등의 이름표가 붙어있는가 하면 생달나무에는 비목나무 이름표가, 말오줌나무에는 예덕나무 이름표가, 산뽕나무에는 팽나무 이름표가 참빗살나무에는 비목나무 이름표가 붙여있는 사례를 확인, 이는 이식과정 자체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팔색조 번식장소 주변 도로 가장자리에 차폐 나무 울타리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팔색조의 번식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며 "팔색조 둥지가 발견된 지역은 키가 큰 삼나무 군락이 자라고 있고, 숲과 도로 사이에 2미터 높이의 나무들이 숲 속으로 들어오는 햇빛과 밤의 차량 불빛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팔색조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기 좋아하는 곳은 햇빛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서 한낮에도 비교적 어둡고 습한 숲 속이다. 그런데 지금은 삼나무 주변 낮은 나무들이 모두 제거된 상태이다. 제주도는 주변으로 차폐할 수 있는 나무울타리를 조성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서둘러 숲과 도로 사이의 가장자리에 키가 작은 활엽수들로 차폐용 나무 울타리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는 조류의 산란기와 이소시기 등을 고려하여 산란시기인 5월부터 공사를 중단하고 이소 후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5월 6일 비자림로 시민모니터링 당시 전 구간에서 2.5미터 깊이의 측구를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암반을 부수는 과정에서 엄청난 소음과 진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소음과 진동은 조류들의 번식에 큰 위협요인이다. 5월 번식기가 도래했다. 제주도는 약속대로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월 6일 모니터링 당시 전날 큰 비가 내려서 맹꽁이 서식처였던 곳에 수많은 맹꽁이들이 울고 있었다"며 "3월 모니터링 당시에는 웅덩이들이 메워져있어서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는 환경이 될 것이라 우려했지만 5월5일 워낙 큰비가 내려 물이 일부 고여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사인부들이 작성한 관리대장에는 맹꽁이를 확인한 흔적이 없고 대부분 형식적으로 작성되어 있었다. 애초에 공사인부들에게 맹꽁이 서식처 관리를 하라고 한 것 자체가 지나친 요구이다. 제주도는 전문가를 통해 맹꽁이 서식처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모니터링 과정 중에 공사 현장 곳곳에 기름통이 발견되는 등 문제점들이 많았다. 하지만 애초에 환경저감대책 자체가 무리한 것이었으며 환경을 보전하는 것과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공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비자림로 3km 공사에 이어 평대까지 이어지는 비자림로 12.1km 구간 4차선 확장(896억 원), 수산리까지 이어지는 금백조로 10.7km 구간을 4차선 확장(853억 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제주의 도로는 제주 자연을 마구 난도질하고 있다. 아무리 환경저감대책을 세운다고 해도 제주의 환경 훼손을 막을 수는 없다"며 "제주도는 제2, 제3의 비자림로를 더 이상 만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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