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나뭇잎 위에 앉은 재미있게 생긴 곤충이 밑을 내려다보며 무엇인가 유심히 관찰하고 있네요.
그 모습이 흥미로워서 슬그머니 그 곤충에게 다가섰습니다.
카메라를 통해 바라보니 바로 밑 나뭇잎 끝에서 파리 한 마리가 까만 물체를 붙잡고 있더군요.
두 곤충의 움직임이 거의 없었지만
정작 제 둔한 몸짓 때문에 나뭇잎 위에 앉아 있던 곤충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안타깝게도 곤충의 행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요.
하지만 다행히 멀리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나뭇잎 위에 정갈하게 앉은 곤충을 다시 보니 몸이 마치 전갈처럼 생겼습니다.
이 곤충은 제주도 특산 곤충인 '제주밑들이'입니다.
5-8월 사이에 나타나며, 주로 햇빛이 잘 닿지 않는 어두운 숲속에서 발견됩니다.
어른벌레는 주로 작은 곤충을 잡아먹습니다.
수컷의 배 끝에 있는 생식 보조기가 위로 들려 있어서 마치 전갈과 비슷해 보이지요.
배 끝의 집게는 교미 이외에도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때 사용됩니다.
그런데 이 곤충, 참 깔끔하기도 합니다.
나뭇잎 위에 앉아서 열심히 얼굴을 닦고 있더라고요.
곤충의 생김새와 행동이 재미있습니다.
운 좋게도 근처에서 암컷을 보았습니다.
배 끝의 모양이 앞에서 보았던 수컷의 모양과는 다르지요?
제주밑들이는 요즘 숲에 들어서면 종종 만날 수 있는 곤충 중 하나입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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