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자지러지는 매미의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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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자지러지는 매미의 울음소리
  • 한라생태숲
  • 승인 2013.07.1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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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날이 어찌나 무더운지 지글지글 끓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유지매미들이 나무의 줄기마다 앉아서 '지글지글~'하고 우는 통에 귀마저 따갑습니다.

흔히 유지매미가 '지글지글 지글지글 딱 따그르르~'하며 기름 볶는 것 같은 소리를 낸다고 표현합니다.

재미있는 표현이지요?

매미들이 우는 소리를 유심히 들어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파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안타깝게도 거미줄에 매미 두 마리가 걸려있습니다.

 

 

한 마리가 안간힘을 다해 날개를 퍼덕여 보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습니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거미줄이 온몸을 휘감아 도는 듯 했지요.

지친 매미의 모습이 여간 안쓰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 이후에 다른 매미가 힘을 내어 날개를 움직여 보았지만 역시 역부족이었습니다.

언제부터 매달려 있었던 것인지 지친 매미는 울음소리마저 작았습니다.

 

 

유지매미는 들과 야산의 울창한 숲 속에서 7월 초순부터 9월 중순에 걸쳐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충은 나무의 가지나 줄기에 알을 낳습니다.

그 알은 다음해 6월에 부화하고, 유충은 땅속으로 들어가 생활을 하게 됩니다.

땅 속에서 나무뿌리의 즙액을 빨아먹으며 약 5년의 세월을 지낸 뒤

드디어 땅 밖으로 나와 나무나 풀줄기에서 우화를 하지요.

성충의 수명은 보통 1-2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 숲의 이곳저곳에는 매미들이 벗어놓은 껍질들과

나무의 어딘가에 매달려 짝을 찾아 목청을 높이는 매미들이 많습니다.

 

 

그나저나 어찌하여 둘씩이나 같은 거미줄에 걸려든 것일까요?

허공에서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매미의 신세가 참 처량하기도 하지만,

거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숲에선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자지러집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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