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흐드러지게 핀 제주상사화 꽃으로 검은 나비들이 몰려들었군요.
잎도 없이 불쑥 꽃줄기만 솟아올라 그 끝에 어여쁜 꽃이 피었습니다.
제비나비와 긴꼬리제비나비가 유난히 제주상사화 꽃을 좋아하는군요.
2월에 보드라운 잎이 돋아나왔었습니다.
이른 봄에 돋아나왔던 잎은 6-7월에 말라버렸지요.
그 후 잎의 흔적이 없어질 지경이 되니 드디어 꽃줄기가 올라와 화려한 꽃을 피웠습니다.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잎과 꽃이 서로를 그리워한다고 여겨 상사화(相思花)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화려함을 함축하고 있는 꽃봉오리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려는 모습이 앙증맞군요.
크고 화려한 나비들이 꽃으로 다가설 때는 그렇게 과격해 보이더니만
막상 꽃 속으로 고개를 들이밀 때는 한 없이 수줍은 새색시가 되어버립니다.
우습지요?
행여 꽃을 흩뜨리지나 않을까 나비는 커다란 날개를 바짝 접어 꽃 속으로 들어섭니다.
살금살금 들어가 꽃에서 꿀을 빨아먹은 나비는
배와 날개에 꽃가루를 묵직하게 묻히고 다른 꽃으로 날아가지요.
나비는 이렇게 이 꽃 저 꽃을 누비면서 중매쟁이 역할이라도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제주상사화가 열매를 맺었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거립니다.
잎도 없이 화려하게 핀 제주상사화의 꽃으로 검지만 화려한 제비나비들이 날아들고 있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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