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주변을 보랏빛으로 물들인 저 꽃은 소황금입니다.

소황금이란 황금보다는 작은 식물이라는 뜻입니다.

(황금(黃芩)을 흔히 속서근풀 혹은 속썩은풀이라고 하는데,

 원뿌리가 황색이어서 이름에 황(黃)이라는 글자가 붙었지요.)

요즘 산책로에는 한쪽으로 치우쳐 핀 보라색 꽃으로 달려드는 곤충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긴꼬리제비나비가 유난히 눈에 뜨입니다.

꿀을 찾아 소황금 꽃 속을 헤매던 나비들은 간혹 짝을 만나 나풀나풀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하지요.

다른 나비에 비해 몸이 큰 긴꼬리제비나비가 꽃 주변을 휘휘 날아다니는 모습은 참으로 장관입니다.

날개의 검은빛이 꽃 색과 대비되지 않으면서 은근히 어울립니다.

그래서 나비구경에 정신이 빠져 쉬 꽃 주변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어디 나비뿐이겠습니까?

새우처럼 생긴 나방이 꽃을 찾아 휙휙 날아다닙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벌꼬리박각시입니다.

그런데 벌꼬리박각시는 뭐가 그리 바쁜지 꿀을 빠는 동안에도 날개를 쉬는 법이 없고,

어찌 그리 예민한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하는 행동이 마치 벌처럼 보이지요?

그렇잖아도 주둥이가 하얗고 긴 벌이 웅웅거리며 꽃 속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소황금 꽃은 가리는 곤충이 없군요.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꽃구경 오십시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