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새잎이 돋아나는 나뭇가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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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새잎이 돋아나는 나뭇가지에
  • 한라생태숲
  • 승인 2014.04.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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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산열매나무숲에도 화사한 봄이 펼쳐졌더군요.

어린잎이 파릇파릇 돋아난 아그배나무 뒤로는 올벚나무 꽃이 곱게 피었습니다.

날아갈 듯 가벼운 봄날입니다.

 

 

그런데 아그배나무 가지 사이에 하얀 천막이 생겼네요.

거미집도 아닌 것이 무엇일까요?

 

그러고 보니 지난달에 이 나무에서 천막벌레나방(텐트나방) 알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하얀 천막이 생긴 윗 가지에 구멍이 뻥뻥 뚫린 알들이 붙어있네요.

아그배나무에 새 잎이 돋아날 때를 맞춰서 애벌레들이 알을 깨고 나온 것입니다.

 

천막벌레나방(텐트나방)은 기주식물의 나뭇가지에 알을 나선형으로 모아 낳는데

얼핏 나뭇가지에 반지가 끼워진 것처럼 보입니다.

천막벌레나방의 기주식물은 장미과식물을 비롯해 버드나무, 밤나무 등 다양합니다.

알에서 부화한 유충은 지금의 모습처럼 실을 토해내 천막모양의 집을 만들어 모여 살지요.

5월 중순에는 나뭇가지나 잎에 황색의 고치를 만들어 번데기가 되었다가

6월 중순에 성충으로 우화합니다.

성충은 주로 밤에 나뭇가지에 반지모양으로 200-300개의 알을 낳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참빗살나무에도 잎이 제법 돋았더군요.

나뭇잎 사이에는 꽃봉오리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빗살나무의 한쪽 가지에는 나뭇잎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갓 돋은 잎들이 누구에게 뜯겼는지 상처를 입었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참빗살나무에도 애벌레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노랑털알락나방의 애벌레들입니다.

 

노랑털알락나방의 애벌레들은 주로 화살나무, 사철나무, 참빗살나무 등과 같은 노박덩굴과 식물의 잎을 먹습니다.

어려서는 집단으로 모여서 사는데 식성이 어찌나 좋은지 대발생하게 되면

나무의 잎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갉아먹기도 하지요.

 

참빗살나무 가지에는 어린잎을 갉아먹느라 정신이 없는 애벌레뿐만 아니라 그 주위를 맴도는 거미도 있습니다.

문득 거미의 목적이 무엇일까 궁금해지네요.

 

숲의 이곳저곳에 잎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시기에 맞춰 알을 깨고 나온 곤충의 애벌레들이 많습니다.

둘의 관계가 결코 정다울 수는 없겠으나 갓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새내기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네요.

 

 

자그마한 새소리만 들리던 숲이 갑자기 떠들썩해졌습니다.

왜냐고요? 앞쪽에서 어린이들이 재잘거리며 산책로를 걸어오고 있었거든요.

풋풋한 숲에 어울리는 싱그러운 아이들이 말입니다.

저 아이들이 숲에서 무엇을 인상 깊게 보고 갈지 궁금해지네요.

무엇을 보았든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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