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아침 숲에서 만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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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아침 숲에서 만난
  • 한라생태숲
  • 승인 2014.06.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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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안개가 살포시 낀 아침,

풀잎마다 영롱한 이슬방울이 맺힌 초지에서 노루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먹을 것이 풍성한 이 계절에 어찌하여 노루는 배를 곯았는지 비쩍 마른 모습입니다.

 

 

행여 너무 가까이서 우두커니 서있으면 노루가 놀랄까하여 한껏 자세를 낮췄더니

이에 속지 않는 노루가 선한 눈망울로 주변을 살피더군요.

풀 사이로 스쳐지나가는 노루의 눈빛에 마음이 짠해집니다.

 

 

앙상한 노루가 터덜터덜 지나가는 옆쪽으로 쥐똥나무 꽃향기가 물씬 풍겨옵니다.

지금은 꽃이 하얗게 피었지만 가을이면 까만 열매가 맺힙니다.

바로 가을에 까맣게 익는 열매의 모양이 쥐똥을 닮았다고 하여 쥐똥나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요.

 

 

꽃구경을 하다가 쥐똥나무 잎 사이에 숨어있는 노랑배허리노린재를 발견하였습니다.

등면은 짙은 갈색 혹은 검은색인데 반해 배는 진한 노란색을 띠어 노랑배허리노린재라는 이름을 얻어다고 합니다.

 

 

근처 고로쇠나무에는 벌써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예각으로 벌어진 열매들은 프로펠러처럼 팽그르르 돌며 잘 날아가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손바닥처럼 넓은 고로쇠나무 잎 뒷면에는 열점박이노린재가 숨어있더군요.

황갈색 바탕에 점무늬 10개 흩어져 있는데

앞가슴등판 중앙에 4개, 작은방패판에 4개, 앞날개 혁질부에 2개의 점무늬가 있습니다.

 

 

요즘은 산책로 곳곳에 달콤한 인동 꽃향기가 흥건합니다.

겨울을 견디어 내는 덩굴이라는 뜻을 지닌 인동(忍冬)을

한약재명으로는 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황금빛으로 변하다고 하여 금은화(金銀花)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고우면서도 달콤한 향을 지닌 인동 꽃으로 호박벌이 잉잉거리며 파고드는군요.

 

안개 낀 아침 숲의 공기가 아주 상큼하였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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