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안전의식, 이제는 일류국가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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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안전의식, 이제는 일류국가로 가야
  • 박청웅 전남소방본부장
  • 승인 2014.10.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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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웅 전남소방본부장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위험사회(Risky Society)’의 저자 독일 뮌헨대 울리히 벡 교수는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따른 불안이 현대사회의 특징”이라며 특히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 사건이다.

한국은 압축적인 근대화를 이뤄냈다. 모든 것이 너무나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했고 수많은 위험요소가 포함돼 있었지만 유럽과 달리 한국사회는 그것을 해결할 여유도 시간도 없었다. 이번사고를 한국 사회가 총체적 변화를 도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성장 제일주의 풍토에서 안전을 살피는 일은 비용만 낭비하는 것으로 치부하기도 했었다. 능률과 생산성만을 우선시하다 보니 안전사고 발생은 통과의례쯤 생각하는 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이는 통계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노동자는 10만명당 20.9명으로 OECD 나라중 1위다. 하루에 5명 정도(2013년, 연간 1,929명)가 사업장에서 안전사고로 사망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국민의식이 생명존중과 안전 제일주의로 바뀌어야 한다. 개개인 안전의식을 고양하고, 사회 전반에 안전문화가 고도화돼야 한다.

안전문화는 기존의 의식, 행동의 변화를 통한 국민생활 전반에 안전태도와 관행의식이 체질화되어 가치관으로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 가치가 우선되고, 온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회로 자리매김돼야 한다.

이를 위해 평소 기본과 원칙을 지키고 법을 준수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운전자들이 가장 쉽게 지나쳐 버리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자동차 정지선 지키기다. 정지선을 가볍게 여길 때 꼬리물기, 신호위반, 과속 등으로 보행자 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다.

보행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정지선 지키기는 운전자의 기본 준수사항이다. 신호뿐만 아니라 정지선을 지켜야 교통흐름도 원활하고 사고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강기 50만대 시대에 살고 있다. 엘리베이터 이용은 생활의 일부분이 된지 오래다.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 이용에도 질서와 매너가 필요하다.

정원이상의 많은 사람이 타거나 한쪽으로 쏠릴 경우 기계 오동작을 유발하고, 과하중으로 위험한 상태에 처할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뛰거나 걷는 행위는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자칫 한사람이 넘어지면 도미노처럼 많은 사람이 연쇄적으로 넘어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전국화재통계에 의하면 전체화재의 46%가 사소한 부주의에 의해 발생되고 있다. 담배꽁초 방치, 음식물 조리중 자리이석, 불씨·불꽃 화원방치 등이 부주의로 인한 화재요인이다.

이는 작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인다면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이다. 그리고 소방차 등 긴급자동차 통행 시 일반운전자는 우측차선으로 피양하거나 양보하여 현장 도착시간을 최대한 앞당기도록 도와줌으로서 응급상황에 있는 소중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소방차 길 터주기를 생활화해야한다.

이러한 안전의식은 어려서부터 교육을 통해 습관이 형성되어야 체질화될 수 있다. 유치원, 초·중등학생에게 의무적으로 안전교육을 일정시간이상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가정에서, 각 사업장에서 생명존중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안전에 대한 제반수칙을 지키고 이행하는 것이 안전한 사회, 일류국가로 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세월호 사고의 뼈저린 아픔과 슬픔은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다짐으로 승화해야 한다.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 자주 등장했던 문구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글이었다. 이제는 나부터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안전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박청웅 전남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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