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흙집을 짓는 벌
나뭇가지에 병 혹은 항아리처럼 생긴 흙집이 달라붙어있네요.
무엇일까요?
일주 후에 다시 보았더니 이층집이 되어있습니다.
누구의 작품인지 궁금하지요?
다행히 궁금증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허리가 잘록한 벌 한 마리가 진흙을 물고 날아와서는 경단을 만들어 붙이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거든요.
흙집의 주인은 바로 ‘호리병벌’입니다.
호리병벌은 6-10월에 관찰되어집니다.
사냥벌의 일종으로 흙을 이용해 집을 지은 후 나비나 나방의 애벌레를 사냥해 마취시켜놓고 집어넣어 알을 낳고는 입구를 막아버립니다.
그 후 어미는 떠나버리지요.
그러면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어미가 잡아놓은 먹이를 먹으면서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호리병벌은 보통 돌벽이나 나뭇가지 등에 짓는데, 큰 턱으로 진흙을 모아 경단을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병모양의 집을 짓는 것이지요.
온습도 조절은 물론 다른 곤충들의 침입을 고려해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 놓습니다.
사진 속의 벌은 몇 개의 방을 만들어 놓을지 궁금해집니다.
흙집의 부피를 늘이려고 벌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