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천아오름(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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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천아오름(상대)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9.0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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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33.6m 비고:49m 둘레:1,811m 면적:127,387㎡ 형태:말굽형

천아오름(상대)

별칭: 초낭오름. 초남오름. 천아악(天娥岳)

위치: 한림읍 상대리 1,689번지

표고: 133.6m  비고:49m  둘레:1,811m 면적:127,387㎡ 형태:말굽형  난이도:☆☆☆

 
   

변화가 이뤄졌으나 세 개의 봉우리를 따라 이어진 능선과 그 안에 굼부리가 있는 화산체.

초남은 초낭과 같은 맥락으로서 제주 방언이다. 즉, 초낭은 초나무이며 이는 상수리나무를 포함하는 참나무를 뜻한다. 이 오름에 초낭이 많아서 붙여진 명칭으로서 표음식으로 천아오름이라고도 부르며 한자로는 천아악(天娥岳)으로 표기를 한다. 애월읍 소재의 천아오름과는 동명일 뿐이고 화산체의 성질 등 여러 면에서 비교가 된다.

화산체의 특징은 주봉을 포함하여 3개의 봉우리가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남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분화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북쪽 기슭을 중심으로 자생하는 참나무류들을 만나면서 오름 명칭을 이해하고 확인을 할 수가 있으며, 군데군데 소나무들을 비롯한 잡목들이 자라고 있고 새촐(억새)과 넝쿨 등도 많이 분포가 되어 있다.

 

자료에 의하면 주변 마을 사람들이 이 오름을 부를 때 봉우리마다 구분을 하였으며, 우측 봉우리는 인걸이오름이라 하였고 좌측은 재열오름(재열=매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과거에는 이 두 봉우리 사이에 못(淵)을 조성하여 생활용수로 사용을 했었으나 지금은 그 흔적조차 없어진 상태이다. 말굽형의 기슭 아래는 농경지가 조성이 되었으며 밀감밭도 있다.

또한 오름에서 이어지는 서쪽 자락은 한림 천주교회 묘역으로 사용된지 오래되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개간과 변화가 많이 이뤄졌으며 묘지를 포함하는 주변의 환경을 감안한다면 탐방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는 오름이다. 비고(高)가 49m로서 나지막한 편이며 남서향의 말굽형 화산체이다.

한림읍 상대리 소재이며 진입로에 천주교 한림성당 공원묘지 표식이 있다. 소로이지만 차량이 드나들 수 있어 안으로 가는 과정은 별 어려움이 없다.

 

 

  -천아오름 탐방기- 

안으로 들어선 후 소로를 더 따라가다가 동쪽 봉우리를 오르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어차피 한 번은 만나야 하기에 그냥 쉬운 선택을 했다. 오름 탐방이라기보다는 공원묘지로 들어가는 경우라고나 할까. 오름 입구의 서쪽 자락이 묘역이라서 대략적으로 빈 공간을 통해 들어간 후 끝 지점에 들어서니 풍경이 열렸다. 비양도를 비롯하여 해안과 마을이 훤히 내다보였다.  한 해가 지날 즈음이지만 겨울답지 않게 좋은 날씨였다.

하늘도 내 편 바다도 내 편 구름도 내 편 ... 하지만 전망 놀이를 하다가 다시 돌아서니 공원묘지의 무덤과 비석들이 ​기다렸다. 묘역의 한쪽을 선택하여 낮은 경사를 올랐다. 촘낭을 대신하여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는데  일부는 솔수염하늘소의 만행에 붉은빛으로 변해있었다. 북향의 전망이 좋을듯하지만 숲을 이룬 때문에 아쉽게도 틈틈이 보일 뿐이고 더 이동을 하니 세 개의 봉우리가 이어진 모습이 확인이 되었다.

건너편 역시 대부분이 묘지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 아래로는 밀감밭이 보였고,  분화구가 이어지는 곳은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산 체의 대부분에 무덤들이 있는데 현장 상황이 그러한 때문인지 산담은 쌓지 않은 채 일부 묘에는 크고 작은 비석들이 세워져 있었다. 일부는 천리를 한 묏자리도 있었는데 대부분은 오래된 묘들이었다.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보지만 역시나 내가 선 곳은 무덤가였다. 많은 변화가 이뤄졌지만 옆으로 길고 넓게 휘어진 말굽형 화산체의 안쪽으로 굼부리의 윤곽이 드러났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먼 곳과 하늘을 바라보니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 차라리 저녁 즈음에 약한 비가 내리고 안개가 드리울 때 찾아야 제정신이 들까. 

오름으로서의 입지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 원형은 잘 나타났다. 상대리 마을의 중심이 되는 자연의 한 영역이건만 공원묘지 등 망자들을 맡기는 곳으로 정해진지 오래되었다. 오름이나 그 주변에서 무덤을 만나는 게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유독 초낭오름의 곤혹은 정도를 넘어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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