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습지는 자연의 콩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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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습지는 자연의 콩팥
  • 이만의
  • 승인 2011.05.2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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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의/환경부 장관





이만의/환경부 장관
구비문학에 등장하는 '동명성왕 탄생 신화'와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예로부터 습지를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신비로운 공간으로 여겨왔다.

습지는 자연계와 인류생활에 크게 순기능을 하는 고마운 자원이다.

물을 머금고 있다가 필요할 때 적절히 배분해주는 화수분 역할,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해 기후변화를 조절하는 기능, 토양의 침식 방지와 홍수피해 저감, 지하수원의 유지, 그리고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등 다채롭다. 인류가 지속가능하게 수자원을 이용하는 데는 습지의 다양한 생태적 기능에 힘입은 바가 적지 않은 셈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습지가 전국 방방곡곡에 산재해 있어 참으로 복 받은 땅이라 할 수 있다.
 


수자원 정화 기능에 큰 도움

지구환경에 매우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고 그 가치를 높이고자 국제협력을 다짐한 람사르협약이 체결된 지 40주년이 되는 올해, 매년 2월2일 세계습지의 날을 기해 세계가 함께 쓰는 표어는 '물과 습지를 위한 숲'이다.

여러 나라 숲에 분포한 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유엔이 올해를 '숲의 해'로 정한 뜻을 선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28개의 습지보호지역이 법령으로 지정돼 있고 인류의 책임하에 보호하자는 '람사르습지'도 16개가 있다.

내륙산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던 제주도의 동백동산습지와 전북 고창의 운곡습지도 올해 람사르협약에 의한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동백동산습지는 지하수 저장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생태환경적 가치가 큰 곶자왈 안에 있다.

운곡습지는 농경이 중단된 30여년 동안 자연이 놀랍게도 거의 원시상태로 복원된 곳이다. 그 때문에 남부의 DMZ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두 곳 모두 풍부한 생태계와 매혹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습지를 알아보고 지켜나가는 일은 선진화의 징표라고 할 수 있다. 국민 인식의 밑바탕이 튼튼하지 않고는 개발의 유혹과 그에 따른 파괴의 위협에서 습지가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이 국제적으로 사례를 찾기 힘든 단일법으로 습지보전법을 제정·운영하고 있으면서 10여년 만에 28개의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하고 16개의 람사르습지를 갖게 된 것은 선진녹색국가의 브랜드를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부가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한반도 생명공동체 구현'을 위해 선제적 정책을 추진해온 결실이기도 하다.

습지는 막무가내로 보전 일변도로 흐를 수만은 없는 자원이다.

지속가능한 이용이 중요시되는 까닭이다. 환경부가 정한 10대 생태관광 모델사업에 우포늪과 순천만 등 습지지역이 6개나 되는 것은 좋은 예다.

앞으로 정부는 주민참여에 의한 습지보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온전하지 않은 습지의 복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미 지정된 습지는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지정하게 될 습지보호지역에 대해 국민의 적극적 보호의식과 보전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람사르협약 정신에 따라 우리의 습지들이 인류사회 전체의 '현명한 이용(Wise use)'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의 자율적 노력으로 이룬 우수한 습지지역은 가능한 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도 등재되고 나아가 추이대(Ecotone)로까지 연결돼 체계적으로 관리되도록 할 계획이다.
 


주민 참여형 보호정책 필요

내륙습지를 관할하는 환경부와 연안습지의 주관기관인 국토해양부는 올해부터 5월11~22일을 습지주간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이미 전국 60여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고창 운곡습지 입구에서 지난 11일 습지환경문화 축제를 개막한 것은 새로운 역사적 이정표라 하겠다.

자연의 콩팥으로 비유되는 습지. 이번 습지주간을 맞아 습지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정책을 국민과 함께 적극적으로 펼쳐나감으로써 녹색강국 대한민국을 향해 또 하나의 새로운 활로를 씩씩하게 열어갈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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