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고)21세기형 보전과 생태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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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21세기형 보전과 생태관광
  • 이홍구
  • 승인 2011.06.2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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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조직위원장




이홍구/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조직위원장
대규모 지진으로 GDP 7.5% 이상의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지진해일로 3만 여명이 희생된 일본, 폭설과 토네이도에 이어 미시시피강의 대홍수로 30억 달러 피해가 예상되는 미국까지. 2011년 상반기 외신은 대규모 자연재해 뉴스로 가득했다.

물질만능주의와 극단적 이윤추구가 주류를 이룬 20세기는 결국 자연자원의 고갈과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위험한 수준의 기후변화와 재해를 초래했다. “인류는 멸종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올라섰다”고 경고한 유엔 기후변화보고서와 같이 자연자원의 무차별적 남용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자연의 보전’은 지구촌의 최대과제로 떠올랐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21세기 자연보전은 개발과 보전을 이분법적 대립관계로 생각했던 20세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이용과 보전의 공존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실천방안 제시를 통해 전 세계의 적극적 동참을 유도할 수 있는 ‘21세기형 보전’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최근 정부는 울릉도와 독도를 한국형 10대 생태관광지로 추가 선정했다. 생태관광이란 한국적 특성이 담긴 생태자원을 활용해 우리 고유의 생태관광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친화적 사업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무조건적인 보전 지향이 아니라,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물질적 이득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생태관광은 ‘21세기형 보전’에 어울리는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한 생태관광은 최근 지속가능한 자연의 보전과 이용의 구체적 방안으로 거론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생태관광 사업이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개방형 관리를 통해 환경의 가치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생태관광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가 보유한 훌륭한 환경자원을 소개, 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녹색국가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도움될 것이다.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조직위원회는 내년 9월 제주도에서 개최될 WCC의 180여 개국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제주도 생태관광을 추진할 예정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거문오름’을 포함한 50개 코스의 생태 탐방로를 둘러보게 함으로써 제주가 ‘세계 환경수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환경수도는 세계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뛰어난 도시를 의미한다. 제주도는 생물권보전지역(2002), 세계자연유산(2007), 세계지질공원(2010)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의 3관왕을 획득해 이미 세계가 인정한 환경지역이다.

당연한 이치인 자연자원의 유한성을 인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까지 너무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21세기는 자연보전에 대한 단순한 지지를 넘어 지구적 차원의 적극적 동참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실을 고려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생태관광은 대표적인 21세기형 보전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예년보다 이른 더위로 벌써 휴가와 가족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번 휴가에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가까운 생태관광지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에도 사람에게도 이로운 진정한 휴식이 될 것이다.

이홍구/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조직위원장

 

(본 원고는 정부사이트에 정책기고한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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