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까치가 둥지를 트는 사이
꽃눈 동글동글 부풀어 오른 나무줄기에 까치 두 마리가 둥지를 트는군요.
이미 물고 온 나뭇가지를 찔러 넣은 한 마리가 둥지 아랫부분 가지에 앉아 주변을 살피는 사이 조금 늦게 도착은 새는 둥지 안쪽으로 들어가 아랫부분을 손질합니다.
새들이 교목 꼭대기쯤에 둥지를 트는 사이 교목 밑 숲 하부에서는 어제보다 더 많은 생명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중 두툼하게 쌓인 낙엽 위로 노랗게 꽃을 피운 ‘중의무릇’에게 관심이 가더군요.
이제나 저제나 중의무릇 꽃봉오리의 빛깔이 차츰차츰 노랗게 변해가는 것을 바라보며 기대를 부풀렸는데 드디어 피었습니다.
한 순간에 사방에서 활짝 펼쳐지는 노란 꽃들을 감상하는 사치를 누려보네요.
낙엽 위로 낭창 늘어뜨린 잎과 꽃줄기에 기대어 노랗고 어여쁜 꽃이 한껏 펼쳐집니다.
곤충들을 기다리는 꽃의 자태가 사뭇 정갈하여 괜스레 오래 머무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카메라를 들고 있던 방해꾼이 자리를 뜬 후 꽃을 방문한 곤충들이 많았겠지요?
그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