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빨간 난초 열매 |
|||
그늘진 수풀 아래 빨갛게 익은 열매가 유난히 돋보입니다. 얼핏 빨갛게 익은 바나나처럼 보이지요? 다름 아닌 ‘으름난초’ 열매입니다.
사실 지난 6월 우연찮게 저곳에서 으름난초 꽃을 발견했습니다. 드디어 잘 익은 열매를 만나게 되었네요.
으름난초는 썩은 균사에 기생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줄기가 50-100cm 정도 곧게 자라는데 엽록소가 없으며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고 갈색 짧은 털이 밀생합니다. 꽃은 6-7월에 피어납니다. 황갈색 꽃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입술모양꽃부리가 도톰하고 황금빛을 띠는 것이 매력적이지요.
꽃은 그늘에서 그리 튀지 않는 색으로 피어났지만 꽃이 지고 난 후에 맺힌 긴 타원형 열매가 빨갛게 익게 되면 아주 특별해 보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열매가 덩굴식물인 으름덩굴 열매를 많이 닮았습니다. 그렇지만 으름난초 열매는 빨갛게 익고 벌어지지 않지요.
그런데 길쭉한 으름난초 열매 곳곳에 곤충들이 숨어있더군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곤충은 가시노린재였습니다. 가시노린재는 5-10월에 나타나며 숲에서 흔히 관찰 할 수 있는 편입니다. 가을에 열매에 매달려 즙을 빨아먹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지요.
어떤 열매는 누군가에 의해 큰 상처를 입었더군요. 덕분에 열매 안쪽에 촘촘히 박혀있는 종자들을 볼 수 있었지요. 살짝 보이는 부분에서도 종자들이 많은데 과연 길쭉하고 두꺼운 열매가 품고 있는 종자는 몇 개나 되는지 궁금해집니다.
참, 으름난초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입니다.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 :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 요인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현재의 위협요인이 제거되거나 완화되지 아니할 경우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로서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종) |
한라생태숲
저작권자 © 제주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