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뱀이 또아리를 틀고 앉은 형태..창천리 배염바리(베염바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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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뱀이 또아리를 틀고 앉은 형태..창천리 배염바리(베염바리)터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1.11.09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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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귀아랑’과 남원읍 신흥리 ‘여우내’와 함께 제주도 3대 명당 중 하나로 꼽히는 곳

창천리 배염바리(베염바리)터

위치 ; 창천리 381-1. 창천초등학교 앞 신호등 서쪽 첫 번째 길에서 우회전 100m 지점 좌측 오르막에 있는 밭이다.
시대 ; 조선
유형 ; 전설유적

창천리_배염바리터

 


베염바리(배염바리)터라는 명칭은 집터의 지형에서 생긴 이름으로 형 즉, 뱀이 또아리를 틀고 앉은 형태라는 데서 유래했다.

동남쪽에 있는 군메가 개구리 형상이라고 한다. 신영대 교수의 글에 따르면 배염바리 집터에 오므리고 사려 있는 뱀이 기다렸다는 듯이 날름 단숨에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힘찬 기세로 볼 수 있다.


진주강씨 소유로 옛날에는 대가를 이루어 살던 곳이며 이 집터 주위에 마을이 형성되니 뱀바리동, 한자표기로는 사반동(蛇盤洞)으로 불렀다. 혹은 풍수지리학상 소병악에서 내려온 혈맥이 이곳에서 딱 멈춰 사반형을 이루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베염바리터는 제3양택혈이라고 일컬어진다. 옛날부터 제주시 ‘귀아랑’과 남원읍 신흥리 ‘여우내’와 함께 제주도 3대 명당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명당이란 개념은 풍수지리에서 나온 것으로 산세, 지세, 수세 등을 판단하여 인간의 길흉화복에 연결시키는 것이다. 풍수지리에는 땅을 우리가 살아가는 중요한 터전으로 보았다.

따라서 우리가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고대로부터 명산 대천에 제사를 지냈으며 후손의 발복을 기원했다. ‘작은 부자는 사람이 만들고 큰 부자는 하늘에서 낸다’ 이것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명당이다.


베염바리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내려온다. 옛날 토산의 처녀가 이곳 갑부집 총각에게 시집을 오던 날 모시고 온 뱀신이 집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쩔쩔맸다.

땅의 기가 뱀신보다 더 강했기 때문이었다. 새색시를 보러 나왔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끝내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 뱀신이 갑자기 망아지로 변하더니 토산 방면으로 달아났다.


실제로 이곳엔 안덕에서 최고 부자였던 강씨가 살았는데 후손이 조상의 묘를 잘 못 쓴 탓에 지금은 쇠락했다고도 하고, 강씨가 집을 지을 때 정시(地官)가 “마당에 있는 돌이 까마귀만큼 자라거든 이사하라.”고 하면서 그 땅의 소유자가 누구라는 것까지 알려 주었다고 했는데 그 경고를 무시하여 돌이 많이 자라나도 이사하지 않아 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지금 이곳은 빈 터로 남아 있다. 정시가 얘기했던 그 돌은 이제 돼지머리 만큼 자랐다고 한다.


김오순(1928년생, 여)에 의하면 베염바리터에 강씨가 살았을 당시, 막산이란 힘센 하인이 살았다고 한다. 얼마나 기운이 센지 50인분 식사를 혼자 먹었으며, 한 번 밭에 나가 일을 할 때는 하늘에 갑자기 뿌연 구름이 일어 앞이 안 보이다가 먼지가 가라앉으면 금방 나무숲이 농토로 변했다고 할 정도로 일을 잘했다고 한다. (제주의소리 110412. 장혜련 글)


진주강씨 문중에서는 배염바리 터를 지키려고 정의 지경의 군위오씨와 사돈이 되었다고도 한다.(그러면 정시가 알려줬다는 소유자가 오씨였다는 말?)

(참고로) 막산이는 원래 중문리 무우남밭 이좌수(李座首)네 집에 살았는데 그 집에서 먹이지 못하여 내쫓은 것이었다. 막산이가 먹는 양이 너무 많으니 하다하다 배염바리 강씨 집에서도 먹여 살릴 수가 없어 막산이는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막산이는 한경면(翰京面) 지경 원(院) 곁에 갔다. 여기는 제주(濟州)와 대정(大靜)간의 중요 교통로였다. 곡식을 나르는 소도 지나고 돈을 가진 손님도 지난다.

막산이는 여기에 숨어 살면서 지나가는 곡식 짐도 뺏아 먹고, 마소도 때려 잡아먹고 하다가 결국은 여기서 굶어 죽었다고 한다. 막산이가 죽은 곳이라서 그때부터 이곳을 ‘막산이 구석’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작성 1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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