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한건의 교통사고도 없어..애월읍 고성리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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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한건의 교통사고도 없어..애월읍 고성리 선돌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10.23 2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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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뿐만 아니라 중산간 도로를 지키는 청제장군(靑帝將軍) 역할 단단히 하고 있다

애월읍 고성리 선돌

 

위치: 고성리 403-3번지. 고성리 동쪽 입구 고성운동장 동북쪽 1136도로변
시대 ; 미상(조선시대 추정)
유형 ; 민속신앙

 

고성1리_선돌

 

고성리는 동으로는 진군ᄆᆞ를, 남으로 안오름, 서쪽으로 성동산, 북쪽으로는 던덕ᄆᆞ를로 돌러싸인 분지의 형태를 이룬다. 그리고 이 마을을 관통하는 하천이 고성천이다.

삼별초의 김통정장군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예부터 이 마을에는 할망당이 없었다는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귀신이 김통정 장군의 신령이 무서워 못 온다고 해서 할망당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선돌과 극대, 탑 등이 전해지는데 극대왓, 솔대왓이라 하여 거제비 동북쪽 밭과 ᄌᆞ른동산 동쪽 내 곁에 그리고 종내미내 곁에 솟대를 세웠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물이 흘러드는 곳은 사악한 잡귀도 함께 따라 들어오므로 이런 곳에 솟대를 세워 마을의 안녕을 빌었던 것이다.

선돌은 이 마을 동쪽 진군ᄆᆞ를 너머 동쪽 길옆 속칭 선돌왓에 있는데 이 선돌이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었다. 탑은 답다니라 하여 폭남목이 서쪽과 마을 북쪽 알작지소의 동쪽에 세웠었다.


동서남북에 선돌, 답, 극대가 있어 마을을 수호하는 신으로 병술년(丙戌年. 1886)과 경신년(庚申年. 고종 5년. 1920)에 콜레라를 막고 그 후 또 몇 차례 각종 전염병이 돌아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으나 고성리만은 번번이 그 화를 면했다는 것이다.


선돌왓 선돌은 일명 '아기밴돌'이라고 하며 아름다운 전설을 지닌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산에 우뚝 서있어 유독 숭엄하게 여겨졌고 또, 김통정 아내의 영혼이 이 돌에 스며있어 아기를 밴 채 서 있는 것이라 하여 신성시하였다고도 전한다.

병술년에 콜레라가 만연하여 길이 차단되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당시 이 돌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옛날 자운영 터(지금 강인하씨 댁)에 문 아무개가 살았는데 꿈에 머리가 허연 할아버지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나타나서,

"무서운 호열자(虎列刺)가 동쪽으로 올 터인즉 선돌목에서 길을 막고 생치(生雉. 살아있는 꿩)를 희생으로 제를 올려라."
는 것이었다. 깨어보니 꿈이었다.

하도 이상하여 동리 어른께 꿈 이야기를 했더니 헛꿈이라고 심심하게 여겨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얼마 안 되어 동쪽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사람이 죽고 야단이라는 것이다.

그제야 부랴부랴 향회를 열고 꿈 이야기를 하며 이 일을 의논하기에 이르렀다. 답동산에 천막을 치고 중론을 수렴하는데 문제는 꿩이었다.

꿩을 어떻게 구하느냐 고심을 하다가 지성이면 감천이니 우리 모두 꿩몰이를 하자고 의견을 모아 모두 들로 나섰는데 그 때 암꿩 한 마리가 날아오르더니 향회를 하기 위하여 쳐 놓은 천막 안으로 콕 박아지는 게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길조라 여기고 재물을 잘 차려 꿩을 희생으로 제를 올리고 선돌목에 가시를 쌓고 청년들이 밤에 불을 살라 순시를 하며 사람들의 통행을 막았다. 그 결과 한사람의 희생도 없이 마을은 무사하였다 한다.

그런 선돌이 근래에 와서 새마을운동으로 길을 넓힐 때 구멍이 뚫려지고 파손을 당할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겨야했다. 당국에서는 길을 바르게 넓혀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마을 유지 몇몇이 찾아가서 이 돌에 대한 사연을 밝혀 간신히 원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이 선돌은 총상을 입은 사람처럼 서서 고성리를 지키고 있다.

길은 조금 휘돌아 포장되었으나 한건의 교통사고도 없는 것으로 보아 한 많은 입석(立石)은 고성뿐만 아니라 중산간 도로를 지키는 청제장군(靑帝將軍)의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제주도청 홈)
《작성 1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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