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꽃이 피어나는 것을 시샘하여 변덕을 부리는 날씨 때문에 봄꽃들은 곤혹을 치르곤 합니다.

꿩의바람꽃이 고개를 숙인 상태로 쌀쌀해진 날씨에 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참개별꽃들은 모여 있어서 그런지 추위를 타지 않는 듯 합니다.

숲 바닥은 하얀 눈꽃송이들이 떨어져 있는 것처럼 흐린 날에도 화사합니다.

바람이 먹구름을 살짝 걷어낸 사이 아주 짧은 시간동안 햇살이 비쳤습니다.

햇살은 하얀 벌깨냉이 꽃잎에 부딪혀 더욱 눈부시게 부서졌지요.

그나저나 상산 향기로 아릿해집니다.

또한 어디선가 매운 향기가 흘러나오는 듯 합니다.

이쯤이면 달래 꽃이 필 때가 되었거든요.

과연 특유의 향과 맛을 지닌 산나물,

달래의 꽃이 저기 피었습니다.

야리야리한 잎이 휘청 늘어지고

잎 옆으로 그 보다 짧은 꽃줄기가 솟아나와 그 끝에 아리따운 꽃봉오리 하나를 매달았네요.

꽃은 아주 살짝 벌어져있습니다.

흰 바탕에 분홍빛이 도는 꽃잎 안에 숨어 있던 암술머리가 세상을 엿보고 있네요.

아릿한 봄 향기가 피어오릅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