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문제,이제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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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문제,이제 시작일 뿐....
  • 고현준 기자
  • 승인 2009.05.03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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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주민은 제주도민이다'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정부와 제주도간 MOU(협약 또는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논의 과정부터 해군기지건설을 기정사실화 해서 추진된 일이다.

체결되기 전까지 강정주민들은 최선을 다해 이를 저지하고자 노력했다.

마을회장은 자해시도까지 하며 분투했고 강정주민들은 혹독했던 지난 겨울 하루도 거르지 않고 2인 시위를 해 왔다. 5월부터 다시 1인 시위가 도청 입구에서 시작됐다.


도지사는 MOU체결후 싱가포르로 투자유치를 한다며 떠나 버렸다. 이제 해군기지 문제는 제주도민 사회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제주도는 평화의 섬이다. 6.25전쟁에서 제주도는 무사할 수 있었다. 제주도에 군사기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군사기지가 생긴다는 건 전쟁에서 타격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이다.

해군기지 문제는 환경 이상의 생존권의 문제이다. 그런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만든다면서 해군은 제주도민을 상대로 단 한번도 성의 있는 설득에 나선 적이 없다.


만약 진정으로 해군기지가 제주도에 필요하다면 적극적이고 진실된 설득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제주도민 모두가 납득해야 한다. 그 책임은 오로지 해군에게 있다.


강정주민은 제주도 입장에서 보면 약자이다. 제주도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약자이다. 정부가 제주도를 압박하면 제주도는 강정주민을 압박할 수 밖에 없다. 약한 강정주민은 홀로 고군분투 중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강정주민 만의 문제가 아닌 제주도민 전체의 문제이다.


해군기지 문제가 불거진 후 사이좋게 지내던 강정주민들 사이에 서로 경조사를 돌보지 않게 되는 등 심각한 주민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 문제가 제대로 끝난다 해도 서로 입은 상처를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사이가 너무 나빠졌다는 것이다.


만약 해군이 해군기지를 제주도에 세우기 원한다면 가장 먼저 이들 820명의 강정주민부터 설득해야 한다. 이들이 매우 흡족한 마음으로 해군기지 건설을 용인하고 그 후에 제주도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강정주민 중 반대주민은 820명이지만 제주도민은 100만명이다. 820명도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100만명을 설득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제주도민이 매우 만족한 마음으로 해군기지 건설을 원할 때 그런 연후에 어떤 해군기지를 건설할 것인지의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지금 해군기지 문제는 시작부터 잘못돼 있다. 순서도 엉망이고 어거지가 많다. 제주도는 해군의 입장에서는 남의 땅이다. 남의 땅을 쓰겠다면서 그냥 갔다 쓰겠다는 건 예의도 아니다. 최소한의 예의는 강정주민에 대한 설득과 인정이다. 그들의 어떤 요구도 다 들어주고 나서 그들 마음이 흡족해 진 후 제주도민에 대한 설명회에 나서야 한다.


제주도민 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해군기지는 건설이 된다 해도 갈등만 촉발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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