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나비들이 쥐꼬리망초 군락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네요.
쥐꼬리망초처럼 자그마한 꽃 위를 몸집이 큰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광경이란 참 의아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나비들의 크기야 어떻든 모두 가늘고 긴 대롱을 가지고 있으니 꽃의 크기는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
제비나비에 이어 호랑나비도 쥐꼬리망초 꽃 위를 휘휘 날아다는군요.
쥐꼬리망초는 경기도 이남에 분포하는 식물입니다.
산기슭이나 밭둑에서 자라지요.
줄기는 높이 30cm정도 자라는데 밑부분은 굽고 윗부분이 곧추섭니다.
마디가 굵고 원줄기는 사각형이며 가지가 많이 갈라지지요.
7-9월에 연한 자홍색 꽃이 핍니다.
원줄기나 가지 끝에서 길이 2-5cm의 이삭꽃차례를 이루지요.
열매는 삭과로서 익으면 과피가 말라 쪼개지면서 씨를 퍼뜨립니다.
그런데 이름이 참 재미있습니다.
어떤 이는 벼이삭 같은 긴 꽃대에 한 두 송이씩 피어있는 꽃의 모습이 생쥐를 닮았다 하고,
어떤 이는 꽃이 지고 맺힌 꼬투리 모양이 쥐꼬리를 닮았다고도 합니다.
이번에는 꽃처럼 작은 작은주홍부전나비가 찾아와 꽃 위에 앉았습니다.
팔랑팔랑 날아다니던 왕자팔랑나비도 꽃에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배가 긴 벌이 꽃으로 찾아와 머리를 꽃 속으로 쑥 들이밀었습니다.
쥐꼬리망초의 꽃은 크기가 작지만 벌과 같은 곤충들을 유인하기 위한 전략을 지니고 있지요.
아래 꽃잎의 바탕을 자홍색으로 물들이고
곤충이 잘 내려앉을 수 있도록 하얀 활주로 같은 무늬도 그려 넣었습니다.
위쪽 꽃잎에는 수술이 아래쪽을 향하게 하여
곤충이 꿀을 빨기 위해 꽃 속으로 머리를 들이밀 때 몸에 꽃가루가 쉽게 묻도록 하였습니다.
그저 잡초로만 보였던 들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곤충을 기다리는 쥐꼬리망초 꽃이 앙증맞기도 하네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