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청량한 날,
수생식물원 가장자리를 분홍색 전주물꼬리풀이 곱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전주물꼬리풀은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으로 지정된 식물로서,
습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높이 30-50cm로 자라고 땅속줄기가 가늘고 길게 발달합니다.
잎은 보통 4장씩 윤생하여 자라며 줄기 끝에서 원주상 이삭화서에 분홍색 꽃이 피어나지요.
수술은 4개가 있는 데 그 중 2개가 길고,
수술대에 퍼진 털이 있습니다.
물에서 자라는 꼬리풀이라는 뜻을 지닌 물꼬리풀에 비해
길쭉한 수술대에 퍼진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물꼬리풀은 수술대에 짧은 털이 있지만 없는 것처럼 보임)
마침 거미 한 마리가 수술대 위를 엉금엉금 걸으면서 길쭉한 꽃차례를 탐색하고 있는 중이군요.
맑은 햇살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전주물꼬리풀이 어우러져
드디어 수생식물원에도 가을이 찾아드는 것 같습니다.
건너편 바람에 한들거리는 갈대 밑 부분에도 분홍빛 전주물꼬리풀이 아스라이 피었는데,
그 풍경 또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청명한 가을 하늘은 물속으로 빠져들어 더욱 짙푸른 색으로 변했습니다.
물가에 핀 분홍빛 꽃을 구경하던 수련과 통발들이 그 짙푸른 하늘 속으로 빠져드는 듯 합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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