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붉나무가 이름값을 하느라고 온통 벌게지고 있습니다.
무성했던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얼마 남지 않은 잎들은 벌건 몸을 드러내며 애태웁니다.
기온이 떨어질수록 낙엽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런데 새빨간 나뭇잎 위에 곤충 한 마리가 앉아 있네요.
곤충의 몸이 녹색이어서 적나라하게 눈에 뜨입니다.
가늘고 긴 검은 더듬이를 휘청거리고 있는 곤충은 온 몸에 검은 점이 산포되어 있고 다리마저 검습니다.
이름하여 '검은다리실베짱이'입니다.
검은다리실베짱이는 주간에 산길 주변의 초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곤충이지요.
검은다리실베짱이가 붉은 잎 위에 앉아서 쉬는 동안
큰멋쟁이나비는 붉나무 아래 땅 위로 살포시 내려와 앉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기온이 떨어지면서 주변을 날아다니는 나비의 종류도 줄었습니다.
곤충들도 슬슬 겨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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