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앙상해진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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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앙상해진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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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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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앙상해진 계곡

 

 

 

 

코끝을 쌩하고 스쳐지나가는 바람을 막으려 옷깃을 잔득 치켜세우며 찾아간 계곡풍경이 앙상하기만 합니다.

 

그렇잖아도 앙상해진 참회나무가지 끝마다 겨울눈이 날카롭게 치솟아 나왔더군요.

 

 

 

저 앙상한 가지에서 날렵한 잎과 어여쁜 꽃 그리고 아름다운 빛깔을 지닌 열매들이 매달려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나무는 어느새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린 맨몸으로 조용히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계곡에는 야트막하게 물이 고였습니다.

 

 

 

 

그 위로 가끔씩 눈보라가 휘몰아칩니다.

 

사진만 봐서는 상상이 안 되시지요?

 

지금 밖의 상황이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숲을 휘젓고 다니는 바람소리가 아주 매섭습니다.

 

 

 

계곡의 한쪽에는 흑오미자 줄기가 낭창 늘어져있습니다.

 

저 가지에서 피어나는 꽃을 반드시 보리라 마음먹었던 것을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잎이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 끝에 겨울눈들만 뾰족해진 지금에서야 찾아갔지 뭡니까.

 

 

 

올해 유난히도 풍성했던 새비나무 열매들도 어느새 가지 끝에 몇 개씩만 남아 아쉽기만 합니다.

 

반면 양지바른 쪽에서 자라던 붉나무에는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습니다.

 

 

 

갈색으로 말라버린 열매의 겉에는 어렴풋이 하얀 염분이 달라붙어 있어 짧게 내리비치는 햇살에 반응을 하며 반짝입니다.

 

그런데 붉나무 너머에 버티고 서있는 키 큰 나무의 꼭대기에 까치둥지가 동그랗게 보이는군요.

 

 

쓰다가 버린 집인지 아니면 새집인지 멀리서는 분간이 되지 않지만,

 

가끔 높은 나뭇가지에서 부피가 점점 늘어나는 까치집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앙상해진 숲에서 사람은 후들거리고 있지만 정작 벌써부터 겨울준비를 끝낸 숲속 생물들은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거뜬하게 이겨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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