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머지않아 껍질을 벗어던지리
숲 속의 작은 물웅덩이에는 벌써 북방산개구리알도 보이고 제주도롱뇽알도 보이는데 수생식물원에는 아직 봄소식이 멀기만 한 듯 물속에 뿌리를 박고 서있는 부들의 모습이 애처롭기만 합니다.
흐린 하늘이 가득 들어찬 연못에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수련과 순채가 한 가득이었다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도록 삭막한 풍경이 펼쳐졌지요?
그래도 연못 가장자리에는 물에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가지를 뻗으며 자라는 제주산버들이 힘차게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겨울눈은 아직 단단한 갑옷을 두르고 아무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듯 보이지만 시나브로 부풀어 오르며 머지않은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족히 한 달 후면 더운 날 모자를 벗듯 단단한 껍질을 미련 없이 벗어버릴 것입니다.
새 생명이 움트는 따뜻한 봄을 기대해 봅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