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산책로로 뛰쳐나온 족제비
화창한 날입니다.
곰솔은 포근한 빛을 발산하고 줄기만 앙상한 나무들의 가지 끝마다 불그스름한 생명이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익모초가 억새보다도 크게 자란 억새군락에선 따뜻한 햇살이 내리쬘수록 ‘딱 딱 따닥’하며 마치 마른 물체가 부풀어 터지는 듯한 소리가 작고 경쾌하게 들려옵니다.
또한 노랑턱멧새같은 작은 새들과 꿩 들이 억새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소리도 함께 섞여 들립니다.
아, 족제비 한 마리가 산책로로 훌쩍 뛰쳐나왔습니다.
팔짝 팔짝 몸을 길게 뻗었다 오므리며 날듯이 산책로 가장자리를 뛰어가던 족제비가 문득 뒤를 돌아보며 주변을 살피더군요.
무엇을 발견했는지 순간 두발로 우뚝 섰다가 이내 풀 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긴 몸에 비해 다리가 짧은 편이지요?
귀는 짧고 둥그스름하며 눈과 코 등 얼굴 전체가 동글동글 귀엽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생김새와는 달리 들쥐, 지렁이, 도마뱀, 뱀 등 가리는 것 없이 잡아먹습니다.
무엇보다 담이나 벽을 잘 타고 돌담 구멍 사이를 잽싸게 돌아다닐 정도로 날렵합니다.
어제와는 달리 한결 포근해진 날씨가 동물들을 활동적이면서도 편안하게 만드는 모양입니다.
노루들이 아주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가서는데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군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