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진 ‘이의춘 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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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진 ‘이의춘 사단’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5.10.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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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 후 현재까지 보고, 결재, 문서생산 등 공식 업무 실적 전무
4개월 동안 160회 넘게 언론 간담회… 목적, 대상 아무도 몰라

박홍근 의원
‘언론통제용 논란’ 속에 신설된 문체부의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와 홍보협력관들의 베일에 가려진 깜깜이 업무와 방만한 근무행태가 국감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월 문체부는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언론담당 차관보를 신설하고 차관보 직속으로 홍보담당협력관 직제를 두기로 함. 이에 따라 문체부는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겸 대표이사를 차관보에 임명하고, 한국일보 출신의 이대현·전자신문 출신의 신화수·매일경제 출신의 이동주씨를 홍보협력관으로 임명한 바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서울 중랑을)은 “국민소통을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채용한 이의춘 차관보와 홍보협력관들의 공식적인 업무실적이 전무하다보니 이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장·차관조차 모른다”며 “베일에 가려진 ‘이의춘 사단’의 비공식 업무가 무엇인지 밝히고, 이들의 업무와 계통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체부 직제에 따르면 차관보는 고위공무원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언론협력 업무를 총괄하고 장·차관이 지정하는 사항을 처리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문체부가 제출한 이의춘 차관보의 업무실적 자료에 따르면, 임명된 지 4개월이 넘도록 결재와 보고, 문서생산 등 공식적인 업무추진실적이 전무했으며, 장·차관으로부터 지시받거나 보고한 실적도 없었다.

차관보와 홍보협력관들의 생산문서를 제출하라는 자료요청에 문체부는 “생산문서가 한 장도 없다”고 답변했다.

이들과 함께 국민소통과 국정홍보 업무를 추진해야 할 문체부 국민소통실직원들도 이들을 만나거나 회의 한 번 해본 적이 없다며 이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의아해 했다.

반면, ‘이의춘 사단’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국민소통실 서울사무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가까운 국립현대미술관에 별도의 사무실을 차려놓고 거의 매일 1~2회씩 ‘언론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가 제출한 차관보 및 홍보협력관의 「업무추진비 이용내역」에 따르면, 최근 4개월 동안 주로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162회 이상 <언론 간담회> 명목으로 오찬 내지 만찬을 이어갔다.

이들이 쓴 업무추진비는 1160여만으로 이는 같은 기간 김종덕 장관이 언론간담회로 쓴 업무추진비 802만원을 상회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간담회 목적, 대상 등은 일절 문체부에 보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대해 박홍근 의원은 “매일 언론간담회를 개최하는데 무슨 내용으로 누구를 만나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비밀스런 깜깜이 업무 때문에 포털 길들이기와 이의춘 사단을 연결시켜 사고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없애기 위해 업무를 공식화하던지 아니면 직제를 폐지하던지 양단간에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근무행태가 매우 방만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장형식을 빌어 세종시가 아닌 서울에서 근무지외 근무를 하고 있는 이들은 공무원 근무사항에 관한 규칙에 따라 제때 출장신청서를 작성하고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거의 대부분 사후에 출장신청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홍근 의원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차관보 및 홍보협력관 출장신청내역」자료에 의하면, 현재까지 이들이 작성하여 제출한 출장신청서 57건 가운데 정상적으로 출장전에 출장신청서를 작성한 건은 7건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이의춘 차관보의 경우 출장신청서 19건 가운데 16건이 사후에 작성되었고, 홍보협력관의 경우 출장신청서 38건 가운데 34건이 사후에 작성된 것이었다.

심지어 이의춘 차관보는 출장근무가 끝나고 28일이 지난 후에야 출장신청서를 작성한 건이 있을 정도로 방만한 근무행태를 보였다.

이에 박홍근 의원은 “국민과의 소통 이전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직업윤리의식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근무행태는 명백하게 공무원 근무 규칙을 어긴 것으로 엄중경고하고 개선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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