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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빰 한 대씩 얻어 맞는 논의 소중한 가치
icon 조희래
icon 2010-10-04 10: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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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처음부터 “있는 것”이지만 논은 처음부터 “있는 논”이 아니다. 논이 될 수 밖에 없는 땅을 사람들이 논으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논에서는 매년 논물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하기위해 흙을 잘 개어서 둑 쪽에 채어 올리고는, 삽에 물칠을 하여 한 대씩 때려 가면서 매끈하게 발라야 일년동안 벼농사를 지울 수 있다. 그리하여 지방에 따라 “일년에 한 번씩 주인에게 매 맞는 것은? - 논둑”이란 수수께끼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수수께끼는 아마 머리 좋은 상머슴의 아이디어가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나라는 산이 많기 때문에, 논에 넓은 평야에 있기보다는 곡간에 계단답 형태로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해마다 논에 물을 댈 수 있도록 논둑을 발라 주어야 한다. 이 논둑 바르기 작업은 힘들기도 하고, 정밀을 요하므로 상일군의 몫이었다. 또 논둑에는 논둑 콩도 심어야 하니 두툼하게 잘 발라야 했으므로, 힘들고 귀찮은 일이었다. 경사가 습한 골짝 논은 넓이는 얼마 되지 않으면서도 논둑은 긴 곳이 많다. 그래서 농촌 노동력이 부녀화, 노령화되면서 논둑을 만들기 힘들어, 벼 심기를 포기하는 휴경지기 되는 이유가 되곤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우량의 절반이상이 장마기에 내리고 또 근래에는 폭우도 잦은 하지만 이러한 벼를 재배하는 논에 논둑이 하나하나 모임으로 인하여 거대한 천연적인 만능댐 기능을 한다. 우리나라 전체 논면적을 약 100만 ha 라고 할 때 홍수기간 중 논이 가둘 수 있는 물의 양은 약 26억톤 이상으로 춘천댐 총 저수량의 17배정도에 해당한다. 이때 더욱 중요한 사실은 논은 전국에 널리 분포함으로써, 적은 양의 물을 여러 군데에 나누어 저장하기 때문에 같은 양을 저장한다고 해도 논 홍수조절 기능은 힘들여 건설한 댐보다 오히려 크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쌀 재고량 증가로 인하여 재배면적이 줄면서 처음부터 논이 될 수밖에 없었던 논의 재배면적이 줄고 있는 현실을 보면 매우 안타까운 일다. 논이 될 수밖에 없었던 논은 농민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삶의 터전으로써 마땅히 보전되어야 하며, 농민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서라도 영원히 논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료작성 :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관리과 박찬원
☏ 031-290-0339
2010-10-04 10: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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