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객토와 적토
icon 조희래
icon 2010-11-29 13:15:16
첨부파일 : -
논에는 벼를 재배하는 동안 물을 담아 주어야 하는데 이것을 담수라고 한다. 물론 전 생육기간동안 담아두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기간 담아 둘 수 있어야 한다. 강변과 화강암지대의 모래 논은 물을 잡지 못하여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며, 물이 빠져 내려가면서 비료성분도 동시에 용탈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기술이 객토작업이었다. 농한기에 점토(질흙)함량이 일정수준 이상 되는 찰기 있는 흙을 파다가(적당한 객토원에서만) 논에 고루 편 뒤 표토와 섞어주었다.
쌀의 자급이 당면과제가 아닌 언제부터인가 객토사업의 열기가 식어버렸다. 중장비로 산을 허무는 것도 문제가 있었고, 논에 벼를 재배하는 소득에 비해 비닐하우스나 노지채소를 재배하여 얻는 소득이 더 많게 되자 객토사업은 그 빛을 잃었다. “농사도 경영이다󰡓 하는 말이 실감난다.
논에 과채류나 대추, 포도, 배 등의 영년성 작물을 심는 농가가 많아지자, 이들 작물의 주산지에서는 논에 적토(積土)하여 밭으로 전환을 하고 있다. 비닐하우스 지대의 적토는 한 두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연작에 따른 염류집적과 선충피해 등을 피하려고, 2-3년 내지 3-4년마다 계속 적토를 하고 있다. 한 번에 한자정도의 높이로 적토하다 보니 이제 논은 더 이상 논이 아니고, 이른바 인위토가 되어버린 경우가 허다하다.
토양 생성인자 중에서 “생물인자󰡓의 일부이었던 인간의 영향이 흙의 생성을 통째로 좌우하는 인위토 시대가 되었다. 인간의 활동이란 항시 불완전한 것인지라 무슨 재앙이 뒤따를지 두렵다. 어쩌면 지금도 많은 재앙이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농업도 경영이라 돈을 쫓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겠으나 생산기반의 변형은 보통일이 아니다.

자료작성 :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관리과 농학박사 손연규
☏ 031-290-0338
2010-11-29 13:15:16
152.99.32.3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