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여기 투고 해도 될런지.. 금강산 답사기와 사대강 사업에 대한 의견 제시
icon 최아영
icon 2009-12-07 00:36:56
자연은 그대로 자연으로
- 2007년 금강산을 그리며 -


북쪽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아침 8시 부산을 출발하여 오후 2시 30분 금강산 콘도에 도착하여 숙소로 들어가기까지 거의 7시간을 달려왔다. 다음날 일찍 남쪽 한계선 마지막 초소의 초병의 경례를 받으며 DMZ 로 들어왔다. 같은 나라, 한민족인데도 입출국 신고를 한다는 것이 다소 어색하였다. 곧이어 비무장지대, 나무보다는 풀이 우거지고, 바위와 구름, 그리고 바람. 속을 가르며 달린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북쪽 군사분계선 최남단 초소를 통과하였다. 감천, 주변의 아름답고 조용하며 우아한 경치를 물 가득 비춘다는 감천의 처연하리만큼 적막한 아름다움. 아, 인간이 한 오십년 살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이렇게 자연이 변하는구나.
백두대간의 연결은 너무나 당연하리만치 자연스러운데 이념이 뭐 길래 이리도 오래 한민족이 떨어져 산단 말인지. 남과 북이 서로 총을 겨누는 이념의 장벽과 아무런 상관없는 자연은 초연한 느낌이었다.

금강의 감동을 함께 하며
구름 속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 100m 폭포의 장관, 내 마음 속 기대보다도 더욱 멋진 장관을 대하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길게 떨어진 물줄기가 파 놓은 웅덩이를 깊이 돌아 웅덩이, 또 다시 웅덩이를 휘감아 미끄러지는 센 물살의 폭포소리는 천둥 벼락 소리만큼 크고 긴박하였다. 어느 누구의 삶과도 비교되지 않는 자연의 위대함,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 하기에도 미안한 금강의 구룡!
빗줄기가 연일 오락가락하며 우리와 함께한 덕분에 여름의 뜨거운 무더위는 식힐 수 있었지만 금강 일만 이천 봉우리를 가슴에 담지 못하여 아쉬웠다. 한편으론 구름 속에 띄워놓은 봉우리들의 아름다움, 신발바닥이 물에 닿지 못하는 것은 물론 손으로도 물을 만질 수 없도록 정해놓은 규정 때문에 너무 맑아 깨끗함의 극한을 보는 듯! 물 속 돌멩이가 너무나 가깝게 보이며 눈이 시린 옥빛 연두 계곡은 금강의 초록이 녹아 저리 아름다울까? 맑은 계곡 물에 하늘의 선녀만이 허락된 목욕으로 시원함을 훔쳐보던 나무꾼은 얼마나 부러웠을까? 아마 오늘같이 구름이 봉우리들을 감싸 안은 달 없는 저녁에 구룡폭포 계곡물을 타고 선녀들은 내려왔으리라.
3년 전, 그날의 감동은 지금 생각하여도 눈앞에 이어진다. 다시 금강의 멋진 모습을 눈 내린 겨울에 보고 싶다.
코끝의 바람이 매서운 요즘, 우리나라는 4대강 정책을 추진하려하는 정부와 그를 반대하는 이들의 서로 다른 견해로 인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같은 큰 강에 댐을 만들고 작은 강에는 보를 지어 집중 호우 때는 물을 가둬 수해를 줄이고 갈수기 때는 물을 풀어야 한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이로 인해 일자리 창출과 자연재해예방, 관광단지 조성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정부는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만 언론사들과 많은 단체에서는 오히려 지나친 개발로 인해 생기는 자연환경 파괴와 천문학적인 비용 등을 이유로 반대를 하고 있다. 이런 큰 국가적인 사업에는 더 많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4대강의 치수가 급하다고 그러는데 과연 본류가 당장 큰 홍수 피해를 볼 정도로 급한 것인가 국민에게 먼저 의견을 물어 보아야 한다. 순수한 수질관련 사업으로 환경영향평가나 사업성에 대한 논란이 없는 상류 지역 예를 들어 대구, 광주, 구미, 대전 등의 지역의 정수 예산을 늘리는 것에는 거의 모든 국민들이 반대하지 아니할 것이다. 상류의 수량 조절 댐도 일부 환경단체에서 무조건 반대 의견도 있지만 자료를 공개하고 국민과 대화를 하면 일부 댐들의 건설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 국가의 젖줄인 4대강과 북한에서 보았던 자연 본연의 모습을 지닌 금강은 너무나 다른 방책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개발을 위해 자연에 인공적인 손을 가하는 남한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려는 북한. 둘 중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지금 당장 내릴 수 없다.
강은 인류보다 최소한 수억년 전에 만들어진 자연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강의 모습에 맞추어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 강을 변화시켜 우리에게 맞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발상은 이미 오래 전 폐기처분된 사고방식이다. 녹색성장은 단순히 지금과 같은 잘못된 경제성장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생태가 살아있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생태성장을 의미한다. 그러니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었으면...
2009-12-07 00: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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