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

좋은 흙 ! 어떤 조건을 갖춘 것인가?

욕심스러운 인간의 욕망에 걸려 든 운 없는 식물들이 작물이다. 가축들의 먹이인 목초들도 예외는 아니다. 인간이 원하는 부위만 특수하게 비대하게, 또는 양분이 풍부하게 키웠기 때문에 기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잘 다루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케 하는 기술이 농업기술이며, 이를 학문적으로 체계화 한 것이 바로 농학이다. 농업기술은 이러한 기형의 식물들이 탈 없이 자랄 수 있는 알맞은 흙을 가려 주거나, 흙의 성질을 가꾸어 주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그렇다면 어떤 흙이 좋은 흙일까? 좋은 흙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흙을 요구하는 작물들은 채소류이다. 채소류의 어린 싹은 몹시도 연약하다. 빗방울과 빗물에 튀긴 흙에 멍들어 죽고, 잡초더미를 헤어나지 못하며,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필요로 한다. 작물에게 있어서 좋은 흙은 마치 갓난애의 요람같이 포근하고 푹신하며 언제나 쉽게 빨 수 있는 젖과 같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푹신하고 쾌적한 요람은 토양 물리성으로 나타내며, 영양분이 충분한 젖은 토양화학성으로 나타낸다. 흙을 손가락으로 찔러 보았을 때 손가락이 쑥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고, 물기와 공기가 흙 부피의 절반정도로 알맞게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비 온 뒤, 일반적으로 반나절 내에 빗물은 모두 흙 속으로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부식함량이 높아 흙색은 검은빛을 띄는 것이 좋으며, 개미가 뭉쳐내어 굴 주위에 쌓아 놓은 흙더미와 같이 좁쌀이나 기장 쌀 크기의 송알송알한 떼알 조직을 가지고 있는 흙을 좋은 흙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이면 무수한 지렁이가 판을 치며 살고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의 영양분도 풍족할 것이다. 그러나 작물재배에 있어서는 좋은 흙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결정해주는 것은 아니므로 다른 여건 즉, 기상이라든가 토양관리 및 병충해 발생여부 등을 신경써야 하며, 이들 여건에 대해 항상 적절히 대응하여 관리해야 한다.

자료작성 :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관리과 농학박사 손연규
☏ 031-290-338

2010-02-16 09:40:54

152.99.8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