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사리철 안전 불감증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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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사리철 안전 불감증 이제 그만!
  • 고호영
  • 승인 2011.05.1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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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호영(서귀포시자치경찰대 교통생활안전팀)

고호영(서귀포시자치경찰대 교통생활안전팀)
“어멍 고사리 꺾으래 감시난 밥 잘 챙겨서 먹엉 가라”

어머니께서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부터 발길을 재촉하신다.

벌써 며칠 째인지 밭일 다 제쳐 놓고 고사리 채취 삼매경에 빠지신 어머니는 내다 팔지도 않을 고사리에 왜 그리도 집착하시는지 모르겠다.

일이 없을 땐 좀 쉬셨으면 하지만 이렇게 꺾어온 고사리를 푹 삶아서 며칠 말리고는 친지․친구 분들에게 나눠주시는 걸 보면 어머니의 깊은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고사리는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뗄 수 없는 존재이다.

매년 다수의 도민들이 고사리 채취에 열을 올리고 특히 제주도 청정고사리는 인기가 좋아 도외로도 잘 팔리고 관광객들도 지나가다 차 잠깐 세워놓고 한 바구니 꺾어 갈 정도다.

하지만 이런 고사리 채취 행위가 낳는 문제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해마다 이맘때쯤 고사리 꺾으러 갔다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뉴스가 나오고 고사리 채취자들이 타고 온 차량을 무심코 산간도로에 세워 놓고 가버려서 교통소통이 되지 않아 차량 통행에 큰 불편을 초래하는 게 그 예이다.

이 문제들은 고사리철마다 나오는 고질적인 것이지만 고사리 꺾으러 가는 사람들은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요즘처럼 산간에 안개가 자주 끼는 시기에는 도로변 주차차량들로 인한 교통사고의 위험성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산간도로 중간 중간에 ‘고사리철 보행자 조심’이라는 현수막이 붙여져서 운전자들의 안전운행을 바랄 수도 있지만 다 자기 일이 있어 통행하는 운전자들에게 그 위험성을 감수하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이런 문제들은 고사리를 꺾으러 산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고사리 채취 중에는 항상 2인 이상 같이 다니고 휴대폰을 반드시 지참하는가 하면 노인 혼자 가지 않도록 가정에서도 관심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산간도로 중간 중간 주차가 가능하도록 넓은 도로의 갓길을 이용하여야 하겠고 도로변에서 고사리를 꺾는 사람들 역시 사고를 당하지 않게 주의해서 다녀야 하겠다.

소위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며 고사리를 채취하다 길을 잃거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하고 무심코 세운 자신의 차량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이 교통사고를 유발하지 않도록 개개인 스스로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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