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쾌한 하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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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유쾌한 하극상
  • 강창용
  • 승인 2011.07.2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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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용(서귀포시공무원노동조합 전 지부장)

 

강창용 서귀포시공무원노동조합 전 지부장
투명하고 청렴한 공직사회를 이루는 아래로부터의 개혁

하극상이란 말이 있다. 사전적으로 계급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이 예의나 규율을 무시하고 윗사람을 꺾고 오르는 것을 뜻하는 말로서 부정적 이미지가 매우 강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는 국가를 전복시키는 조직적 쿠데타에서 적게는 개인적 불복종까지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개인적 야욕의 달성, 부당한 명령에 대한 대항, 조직의 부정적인 면을 개혁하기 위한 행위 등 그 목적이나 원인 또한 다양하다.

하극상은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 공조직과 같은 계급사회에서는 원인이 어떠한 것인지에 관계없이 아랫사람에게 페널티를 부여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하극상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와는 반대로 하극상이라도 일어났으면 할 때도 있고, 실제로 일어났을 때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지고 유쾌해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15일 서귀포시청에서도 하극상이 있었다.

이날 공직내부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면서도 좀처럼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부정부패의 원인에 대한 솔직한 자기반성과 함께, 소위 윗물이 맑지 않을 수밖에 없는 공직시스템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중심이 되어 구성된 스터디그룹에서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대안제시도 있었다.


특히 예산의 편법 운영에 따른 문제점, 단체장을 비롯한 기관장들의 업무추진비에 관한 문제점, 직원자리배치에 따른 문제점 등이 도출되었다.

그동안 공직사회의 부정부패가 마치 한두 명의 비양심적인 공무원이 일으키는 것이 전부인양 비춰져 왔던 것에 대하여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고 있는 공직내부의 도덕불감증 사례와 구조적 문제점에 대하여 드러낸 것이다.

또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대안까지 제시한 것에 대하여 참으로 환영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필자가 일본에 있을 때, 지방단체장 선거에서 새롭게 당선이 된 단체장이 국제자매도시에 인사차 방문하고 싶다는 지시가 있었는데, 직원들이 그런 목적으로는 여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거부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좋다 나쁘다 단정적으로 평가 할 수는 없지만 공과 사를 중요시하고, 국민의 세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확실하다.

강문상 공무원노조서귀포시지부장이 “공직내부의 잔존된 뿌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인 관행을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회를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고 부정부패 척결의 의지를 밝힌 것처럼 공직사회가 투명해지고 청렴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유쾌한 하극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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