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내 장거리 손님 독점 폭력 택시조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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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내 장거리 손님 독점 폭력 택시조직 적발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2.03.18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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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피해자 대상 확대수사 방침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장거리 관광손님을 독점하며 이권을 장악하고, 다른 택시 기사들의 영업을 방해해온 일명 '조폭형 택시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8일 조폭형 택시조직에 가담한 19명 중 두목급인 2명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집단폭행 등)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3년부터 공항에 도착하는 장거리 관광손님들을 독점하고 송객수수료 등을 받는 등 이권을 장악할 목적으로 조직을 결성, 공항 택시승강장 내에서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며 독점 영업을 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택시조직은 공항내 장거리 택시승차장에 조직원 택시 20여대와 자신들을 인정해주는 60여대의 택시만 장거리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나머지 다른 택시에 대해서는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택시들이 장거리 영업을 하려 할 경우 상습적인 폭력 등으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2003년 '00들'이라는 조직을 결성한 후, 도내 조직폭력배까지 구성원으로 가입시키며 조직을 확장시키는 한편 '행동강령'까지 만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에 이용한 골프채
행동강령에서는 △회장 지시에 절대 복종한다 △장거리 승차장에 다른 택시가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회원이 다른 기사들과 다툴 때 도와준다 △장거리 장악을 위해 폭력을 행사할 경우 합의금을 준다 △의무적으로 관광을 나가고 반드시 협력업체에 들려 전표를 받아온다 △월례 모임과 긴급 소집에는 이유불문 참석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특히 매달 2차례 모임을 개최해 2회 불참 시 조직에서 강제 탈퇴시키며, 내부결속 강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체육대회와 단체여행 등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공항 택시승차장 장악을 위해 나이가 든 택시기사에게 참기 힘든 모욕적인 욕설을 하고, 2-3명이 모여 회원이 아닌 택시들에게 발로 툭툭차며 차를 빼라고 위협적인 언동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차를 빼라는 말에 불응할 경우 젊은 조직원이 폭력을 행사하게 하면서 공포감을 조성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매일 장거리 택시 승차장 1-10번까지 순번은 모두 자신들이 1차적으로 관광손님을 태우도록 내부 규율을 정하고, 비회원들에게는 운행요금 위에 특별한 이익이 없는 일반 장거리 손님을 태우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승차장 맨 앞에서 후진으로 역주행하는 방법으로 '새치기'를 하면서 일반 택시기사들이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이 과정에서 행동대원 격인 조직원이 폭력으로 경찰에 입건될 경우에는 합의금과 벌금까지 회비에서 지불해 주는 방법으로 폭력을 종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피해자 A씨(47)는 "택시 승차장 자체가 조직으로 묶여 있어서 다른 택시는 손님을 받을 수 없었다"면서 "조직원이 아닌 개인의 경우 폭행과 위협을 하기 때문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의 단속에 나선 자치경찰단 주차단속원들에게는 골프채를 휘두르며 행패를 부리는 방법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조폭형 택시'들은 장거리 관광손님을 태운 후에는 영업수법도 매우 편법적으로 이뤄져 온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사진
관광객을 태운 뒤, 택시요금의 경우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고 '바가지 요금'을 부과한 것은 물론, 제주지역 특정 관광사업장과 음식점, 농산물 판매점 등에 집중 안내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업체로부터는 손님을 데리고 가는 조건으로 해 '스폰서'나 '송객 수수료', '주유소 쿠폰' 등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 1년간 약 5700만원에 가까운 수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외에도 개인별 연간 수천만원의 수입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들 중 두목급 조직원은 협력업체를 직접찾아가 스폰비와 불우이웃 돕기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면서 일정 금액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는 방법 등으로 500만원 상당을 횡령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항내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동료 조직원들을 중심으로 공항전문 콜택시 회사를 설립하고, 이 과정에서 다른 콜택시 회사의 고객의 정보를 빼내 영업을 했다.

경찰은 "이들 조직은 국제관광지의 관문 역할을 하는 제주공항에서 상습폭력 등 행위와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수법 등을 놓고 볼 때 범죄행위가 매우 중대하다"면서 "앞으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해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으로 자치경찰과 공항공사 등과 협조해 제주공항내 불법과 무질서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한 단속을 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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