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탐라의 만리장성’..가파도 환해장성(개경담), 원형복원 나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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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탐라의 만리장성’..가파도 환해장성(개경담), 원형복원 나선 사람들..
  • 고현준
  • 승인 2022.02.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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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돌문화재 복원, 고증 없이 원형대로 이뤄지지 않아 개선대책 필요

 

 

덤불과 무성하게 자란 나무 등을 들어내자 가파도 환해장성(개경담)이 얼굴을 내밀었다.

아름다운 바다를 향해 제주돌담의 그 아름답고 고운 자태를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복원된 제주시 곤을동 환해장성은 물론 온평 등 몇몇 환해장성의 경우 반듯하게 잘 쌓아 놓긴 했지만, 기존에 쌓아 올려졌던 과거 환해장성과 확연히 차이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복원한 게 문제가 아니라 옛 환해장성 모습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는 시선이었다.

특히 해안선을 따라 굽이굽이 펼쳐지는 옛 제주스러움이 사라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지는 실정이다.

이는 그동안 복원을 추진해 온 제주의 환해장성이 서울 한양성의 성곽 쌓는 '겹돌담' 방식으로 이뤄져 '홑담(외담)' 방식의 제주 돌담과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기계나 장비를 쓰지 않는 기존 전통방식이 아닌 기계와 시멘트까지 시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받는 실정이다.

 

이처럼 환해장성 등 제주의 돌문화재 복원이 고증도 없이 원형대로 이뤄지지 않아 개선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이유다.

더욱이 그동안 환해장성 등의 복원이, 제주를 알고 제주의 돌문화재급 돌담을 잘 아는 업체가 아닌 경우 원형복원이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돌담의 경우 공사 참여업체에 대한 적격심사를 통해 선정되어야 문화재 복원공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환해장성 복원 시 '제주형 복원 매뉴얼' 마련과 향토유산 문화재로 지정·관리될 수 있도록 학술용역 추진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세계유산본부는 최근  '제주도 환해장성의 역사성 고증 연구' 용역과 '원형이 보존된 환해장성 샘플 표본조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돌담 복원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제주돌담보전회(회장 조경근)가 지난 12일 회원 및 제주돌담학교 졸업생 15명이 참가한 가운데 가파도를 찾아 무너진 환해장성 복원을 위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이는 서귀포시청과 대정읍사무소가 앞으로 허물어진 가파도 환해장성 복원을 위해 시설공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더 이상 잘못된 복원방식을 그냥 놓아들 수 없었던 제주돌담학교 회원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날 회원들은 무너진 돌담 사이에 무성하게 자란 나무를 다 긁어내고 돌담을 정리하자 곧 아름다운 해안을 버티고 선 환해장성에 환호를 내질렀다고 한다.

이 자리에 함께 했던 진명환 가파리장 등 가파도 주민들까지도 "그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

 

이처럼 허물어진 가파도 환해장성을 원형이 보존되는 형태로 복원하자면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감리를 하며 현장에서 직접 시공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날 봉사활동에 나선 제주돌담보존회는 4년전 제주돌담을 제주도의 새로운 문화로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제주돌담학교는 물론 돌 관련 자격증을 취득, 앞으로 제주돌담의 미래를 새롭게 펼쳐 나갈 원대한 꿈을 펼쳐 나가는 중이다. 

앞으로 이들의 활동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날 가파도 환해장성 복원 봉사활동은 크게 돋보이고 있다.

제주돌담학교 조경근 교장은 "세계의 모든 문화는 피라미드나 만리장성 등 모두 돌로 이루어진 문화"라고 강조하고 "제주돌담이야 말로 제주도가 잘 지켜 나가야 할 소중한 문화자산"이라며 "앞으로 제주돌담을 제대로 정립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해장성은 고려 원종 11년(1270) 9월 고려 군사들이 진도에 웅거해 있는 삼별초 군사들이 제주도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영암부사 김수, 사랑 고여림 등을 탐라에 보내 군사 1,000명을 거느리고 방비하게 함에 따라 축조한 방어전투 목적의 석성이다.

같은 해 11월 삼별초 별장 이문경이 거느린 선발대가 들어와 제주도에 있던 고려군 수비대를 물리치고 제주를 점령한 후 여몽 연합군을 막기 위해 다시 정비했다.

그 후 헌종11년(1854)까지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증축, 수리된 것으로 보인다. 김상헌이 지은 『남사록』에는 환해장성을 일러 ‘탐라의 만리장성’이라 기록되어 있다.(출처=고영철의 역사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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